"결혼자금 감세 확대, 상위 10% 부자 가구에만 혜택"

이석주 기자 2023. 7. 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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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확대' 혜택이 부유층 가구에 집중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장 의원은 "평균적인 소득 가구는 대부분 공제 한도 확대의 혜택을 얻지 못하고 그나마 소득 상위 10%의 증여 수준은 돼야 감면 혜택이 300만 원 정도가 된다"며 "부모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윤택한 가구에게만 혜택을 안겨주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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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장혜영 의원, 금융권 자료 등 분석
대다수 가구 애초부터 '결혼 증여세' 안 내
소득 상위 10%는 돼야 공제한도 상향 혜택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과 관계부처 장·차관들이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추진하는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확대’ 혜택이 부유층 가구에 집중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13일 금융권 자료 등을 근거로 이같이 밝힌 뒤 “결혼을 준비하는 평범한 가구에게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결혼자금 증여분에 대한 세금 공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증여세 공제 한도를 얼마나 높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1억5000만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 의원이 신한은행의 ‘2017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내용을 현재 물가 수준에 맞춰 보정한 결과 2022년 기준 부모가 자식 한 명에 지원하는 평균 결혼비용은 7217만 원으로 추산됐다. 현행 세법상 이에 대한 증여세는 221만7000원이다.

만약 증여세 공제 한도가 1억 원으로 높아지면 이 세금은 면제된다.

하지만 7217만 원에는 비과세 대상인 혼수비용(5073만 원 추산)이 포함돼 있다. 7217만 원에서 혼수비용을 뺀 금액(2144만 원)이 애초부터 증여세 공제 한도(5000만 원)보다 낮은 만큼 평균적인 가정은 증여세 자체를 낼 일이 없다는 게 장 의원의 설명이다.

반면 공제 한도를 1억 원으로 높이면 고소득 가구에 혜택이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은행 보고서상 월소득이 800만 원인 가구의 평균 결혼 자금 지원액은 2022년 기준 1억3023만 원으로 추산됐다. 여기서 평균적인 혼수비용(5073만 원)을 제하면 증여액은 7950만 원이 된다. 이에 해당하는 증여세는 295만 원이다.

현행 증여세 공제 한도(5000만 원)를 적용하면 세금 295만 원을 내야 하지만 한도를 1억 원으로 올리면 전액 면제된다. 장 의원은 “가구 소득 월 800만 원은 상위 10% 수준”이라고 밝혔다.

증여액이 커질수록 공제 한도 확대에 따른 감면 혜택도 더욱 많아진다. 2억 원을 결혼자금으로 증여하는 경우 공제 한도가 1억5000만 원으로 상향될 때 감면액은 993만 원에 달한다. 3억 원을 증여하면 1993만 원이 감면된다.

장 의원은 “평균적인 소득 가구는 대부분 공제 한도 확대의 혜택을 얻지 못하고 그나마 소득 상위 10%의 증여 수준은 돼야 감면 혜택이 300만 원 정도가 된다”며 “부모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윤택한 가구에게만 혜택을 안겨주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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