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기관 “반란 직후 美 CIA와 통화”…어떤 대화 오갔나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2023. 7. 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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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해외 정보기관 수장이 지난달 바그너그룹 반란 직후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장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대부분의 대화는 반란 사태가 아닌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련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번스 국장이 반란 사태가 마무리된 뒤 나리시킨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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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정보국장 “우크라이나 문제 논의”
우크라 “상황 인식도 못 하면서” 반발

(시사저널=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세르게이 나르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가운데)의 모습 ⓒ TASS=연합뉴스

러시아의 해외 정보기관 수장이 지난달 바그너그룹 반란 직후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장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대부분의 대화는 반란 사태가 아닌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련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 시각) 러시아 타스통신을 인용해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이 지난달 말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번스 국장이 반란 사태가 마무리된 뒤 나리시킨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번스 국장은 "이번 사태는 러시아의 내부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NYT와 WSJ은 전했다.

나리시킨 국장은 번스 국장이 지난달 24일 벌어진 무장 반란 사건을 언급했다고 확인하면서도, 약 한 시간 동안 이어진 통화에서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하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CIA는 나리시킨 국장의 발언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다른 국가가 자국을 대신해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놓고 협상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고, 미국은 이를 지지해왔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나리시킨 국장은 타스통신에 전쟁에 대한 협상이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발언이 번스 국장과의 대화 중 나온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나리시킨 국장은 "무력 충돌을 포함한 모든 갈등이 협상을 통해 끝나기 때문에 협상이 조만간 가능하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협상을 위한 조건은 여전히 무르익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리시킨 국장의 발언에 우크라이나 측은 반발했다. 그동안 러시아는 현 점령 상황에서의 종전 협상을 제시해 왔고, 우크라이나는 평화 협상을 위해선 러시아군의 완전한 철수가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로이터에 "나리시킨 같은 사람은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에 대한 영향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러시아는 전쟁에서 지고 있다"며 "나리시킨 국장 같은 러시아 엘리트들이 상황을 완전히 부적절하게 인식하고 있기에 그들과 이야기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CIA는 나리시킨 국장의 발언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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