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4연속 3.50%로 '동결'.. "금융시장 안정 먼저"
금융부실 위험 낮춰야.. 지속 우려 제기
근원물가 아직 높지만.. 국내 물가 안정세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 인상보다 동결 이득
기준금리가 연 3.50%로 동결됐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도 높아지지만, 국내 물가상승률이 2%대 안정화 추세에 경기침체 우려감이 더해지면서 우선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힘이 실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더구나 국내 부동산PF 시장 불안이 부각되는데다, 최근 새마을금고 연체율 급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것도 금리 동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융 시장 위기감이 고조된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은 자금 경색을 부채질할 수 있어서입니다.
오늘(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본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4·5월 기준금리 동결에 이은 네 번 연속 동결입니다.
당초 대외적으로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매파적인 것으로 공개되면서 시장에선 연준이 7월과 9월 정책금리를 각각 0.25%포인트(p) 인상해 연내 두 차례 추가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습니다.
대내적으로는 수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부진이 지속되면서 한국경제의 ‘경기침체’ 강도가 높아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더불어 부동산시장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재차 확산되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새마을금고 부실 사태까지 더해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의 이목이 집중돼 왔습니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경기부진에 빠진 경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6%에서 1.4%로 0.2%p 낮춘 바 있습니다.
정부도 4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은과 동일한 1.4%로 수정했습니다.
금통위는 5월 경상수지가 19억 3,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서고 상품수지는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경기를 지원할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금통위는 비은행권 중심으로 늘고 있는 부동산PF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한은은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부동산경기 부진이 가계부채 누증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 대출 부실화 등을 통해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정책대상과 목적을 명확히 하면서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부동산PF와 관련해 사업장별 미시적 대응책을 진행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PF 관련 규제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부연하기도 했습니다.
새마을금고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경계감이 상존하면서 관계기관 합동으로 금융시장 전반을 철저히 점검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 시행키로 했습니다.
금통위는 국내 물가가 상당히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면서 금리동결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7%로 2021년 9월 2.4% 이후 21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습니다.
수출과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인해 정부나 한은이 기대하는 하반기 경기 반등은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기획재정부도 이달 초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0.2%p 낮춘 상황으로, 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긴축 정책의 가장 중요한 배경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1.75%p(한국 3.50%·미국 5.00∼5.25%)로 유지됐습니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완만한 집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서비스물가 오름폭 축소 등으로 예상대로 둔화 폭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마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번 달까지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세를 내다보는 상황입니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이미 벌어졌고 추가적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격차를 좁이기 위해 금리인상을 하는 득보다는 인상으로 인한 실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기준으로 1.75%p이며, 7월 미 FOMC 회의에서 0.25%p 인상 결정 때 2.00%p로 확대됩니다. 이는 역대 최대 격차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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