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최소 2%P 예고…韓경제 펀더멘털 버틸 수 있나

2023. 7. 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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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4연속 기준금리 동결'에 나서면서, 미국과 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5~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되면, 한미 금리차는 2%포인트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2%포인트 금리 차이가 나더라도 우리 채권은 아시아계 자금이 47%, 유럽계 자금이 약 30%"라며 "금리차 때문에 채권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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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이달 0.25%P 인상 가능성 높아
외국인 자금 유출·환율상승 압력 우려

한국은행이 ‘4연속 기준금리 동결’에 나서면서, 미국과 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5~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되면, 한미 금리차는 2%포인트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이미 사상 최대치인 한미 금리차가 새 기록을 쓰게 된다.

특히, 시장은 연준이 7월 이후에도 정책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엔 2.25%포인트까지 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다.

최근 자금과 환율 흐름을 감안하면 한미 간 금리차 확대로 인한 급격한 자본 유출이나 원화 가치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하지만, ‘최소 2%포인트 금리 차’로 인해 자본시장 및 외환시장이 상당한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 부진 등으로 경상수지가 올 들어 5월까지 34억4000만달러 적자인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이를 버틸 수 있냐는 것이다.

▶한미금리차 향후 최소 2%포인트로 확대=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3.50%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미국(5.00~5.25%)과 금리 격차는 1.75%포인트로 이미 2000년 10월 1.50%포인트 이후 역대 최대다. 미 연준은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상당폭 둔화(3.0%)됐지만 여전히 고용지표 등이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긴축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이날 오전 92.4%에 달한다.

그렇게 되면 한미금리차는 2%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는 23년만에 사상 최대 수준으로, 국내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수차례 ‘기계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미국 금리 인상 때마다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는 상황이다.

7월 이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FOMC에서 새로 공개된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나타낸 ‘점도표’ 상 중간값은 5.6%(5.50∼6.00%)로, 9·11·12월 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 금리가 5.75%까지 올라서면 한미금리차는 2.25%포인트로 더 확대된다.

▶외국인 채권 대부분 아시아·유럽...“유출 압력 커져”=이에 따라 경기 상황과 물가 안정을 고려해야 하는 한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기는 1996년 6월~2001년 3월(1.50%포인트), 2005년 8월~2007년 9월(1.00%포인트), 2018년 3월~2020년 2월(1.00%포인트)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다. 물론 금리 차이가 벌어진다고 해서 무조건 자금이 빠져나가고 시장이 불안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세번째 금리역전기(2018년 3월~2020년 2월)엔 외국인투자자금이 187억달러 순유입되기도 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2%포인트 금리 차이가 나더라도 우리 채권은 아시아계 자금이 47%, 유럽계 자금이 약 30%”라며 “금리차 때문에 채권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도 이번에 한 번 금리를 올리면 끝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미국이 금리를 더 올려버리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번이 마지막일 것으로 보여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금리 차이가 확대된 상태에서도 자본 등이 크게 유출되지 않고 버티고 있다”면서도 “다만 금리 수준이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조금씩 압력이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빈 교수는 “특히 미국 자산이 안전하다는 판단 하에 금리 차이가 2.5%포인트 이상 되면 자본 유출 압력이 상당히 크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국내에 들어온 자본 수익성은 미국보다 좋을 것 같지 않고, 지금 우리에게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 아직 큰 영향은 없지만 우리 경제와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탈)이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원/달러 환율 또한 국내외 경기 상황, 수출입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한미금리차가 추가 변수가 될 수 있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기업의 비용이 커지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각국이 최근 기준금리를 상이하게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금리 수준과 기조 차이에 따른 통화 가치 변동성도 차별화되고 있다. 전날 한은이 발표한 외환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기준 전일대비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0.51%로 미국(0.33%)과 일본(0.40%)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하락세를 보였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 영향으로 하락폭을 줄여가고 있다. 문혜현 기자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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