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리그 신인상’ 두산 김민규 “앞으로도 배우면서 성장하고파” [MK인터뷰]
“이번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앞으로도 배우면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김민규(두산)는 2022-2023시즌 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가장 빛난 선수 중 하나였다. 38득점 12어시스트를 올리는 등 알토란 같은 역할을 잘 해내며 두산의 8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 결과 그는 신인상이라는 영예를 누렸다.
이렇듯 실업무대 첫 해부터 좋은 활약을 선보인 김민규였지만, 그의 핸드볼 선수 생활은 다소 늦게 시작됐다. 김민규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핸드볼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늦게 시작했지만, 그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는 현재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 핸드볼 팀을 맡고 있는 김상우 코치의 공이 컸다.
김민규는 “사실 중학교 때 1년을 배우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는게 쉽지는 않았다. 다른 선배들과 경기를 해보면 기본기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때 김상우 코치님이 오셨다. 저를 비롯해 일부 선수들에게 개인 훈련을 하루에 5시간씩 시키셨다. 그때 개인기와 실력이 많이 늘었다. 저에게는 은사님”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김만호 감독이 이끄는 경희대학교에 진학했을 당시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 받았지만, 불의의 부상에 발목이 잡힌 것.
김민규는 “대학교 시기는 좋은 경험도 많았지만,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며 “2학년부터 계속 경기에 출전했지만, (2학년) 7월 당시 대회에서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재활 기간이 오래 걸렸다. 다시 몸을 만들고 적응하는 기간이 너무 힘들었다. 6~7개월 정도 재활에만 치중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제가 안 좋은 생각은 안 하는 편이다. 완전히 치료를 받고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을 했다. 심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이 기회에 확실하게 치료를 받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힘들었던 시기 김민규에게는 든든한 가족들과 더불어 대학교 동기들이 있었다. 그는 “제가 외동이다. 가족들에게 항상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때도 부모님께서 많이 챙겨주셨다. 대학교 동기들도 많이 도와주고 좋은 말을 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경희대 시절 선, 후배 사이로 인연을 맺은 김연빈과 김동욱은 김민규와 현재 두산에서도 김민규와 한솥밥을 먹고 있다.
김민규는 “1학년 때 김연빈, 김동욱 형이 많이 챙겨줬다”며 “사실 그때는 무섭기도 많이 무서웠다(웃음). 그래도 어렵지 않게 잘 대해주시고 챙겨줬다”고 돌아봤다.
김민규의 소속팀 두산은 그동안 실업무대였던 남자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강호로 군림했다. 12시즌 중 11차례나 정상에 섰으며, 슈퍼리그 코리아라는 명칭으로 진행된 2009년과 2010년 우승까지 더하면 14시즌 가운데 무려 13번이나 우승컵과 마주했다.
단 김민규가 입단했을 당시 두산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세대교체가 한창이었다. 다행히 베테랑들이 이끌어주고 신인 선수들이 잘 따라와주는 선순환의 구조로 진행됐다.
김민규는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두산은 워낙 강팀이었다. 그런데 내가 뛰는 피벗 포지션에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부담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형들한테 한 발 더 맞추려고 했다. 혼도 많이 났지만,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 형들도 적극적으로 알려줬다”고 밝혔다.
윤경신 두산 감독 또한 그의 실업무대 연착륙을 도왔다. 김민규는 “감독님께서 ‘정신적으로 나약해지지 말라’고 하셨다. 지지를 많이 해주셨다”며 “팀 훈련이 끝나고도 슈팅 연습을 시켜주셨다. ‘네가 이렇게 해야 많이 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사실 지난시즌 개막 전 두산은 우승후보로 평가받지 못했다. 앞서 말했듯이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졌기 때문. 이는 김민규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그러한 예상을 보기 좋게 갚아주고 싶었다. 두산이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다른 팀들의 평가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신인 선수들이 많이 들어와서 약해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김민규의 진가는 3라운드부터 드러났다. 그는“ 1, 2라운드에는 게임을 많이 뛰지 못했다. 초반에는 제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며 “그러던 와중 제가 경기에 한 번 들어가서 MVP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렇듯 점차 성장하며 두산의 우승에 힘을 보탠 김민규. 이는 신인상이라는 달콤한 결과물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그는 “형들한테 맞추려다 보니 형들이 저에게 패스를 많이 해주셨다. 저보다는 형들이 잘해주신 결과”라며 “저도 팀에 녹아들며 자연스럽게 따라간 것 같다. 그래서 신인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현재 김민규는 대한민국 남자 국가대표 핸드볼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 역시 그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대표팀에 들어갔는데 확실히 실력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것을 배웠다. 대표팀에서 살아남으려면 진짜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며 “대표팀 선수들끼리 훈련을 하다 보면 배울 점이 많다. 그런 부분이 너무 좋았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오는 2023-2024시즌부터 프로리그를 출범한다. 통합 마케팅을 기조로 하는 한국형 싱글 엔터티(Single Entity)를 모델로 하며, 프로리그 출범을 위해 설립된 한국핸드볼연맹이 마케팅 자회사를 통해 구단 및 리그의 스폰서, 라이센싱, 미디어 등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연맹이 마케팅 자회사와 함께 다양한 수익 창출 활동을 추진하고, 구단은 지금처럼 선수단 및 경기 운영에만 집중하는 방식이다.
김민규는 “아무래도 프로리그 첫 시즌이다 보니 저 뿐 아니라 다른 두산 팀원들도 우승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며 “실업리그 마지막 우승과 프로리그 첫 우승을 하면 의미가 더 클 것 같다. 팬 분들께서도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끝으로 그는 “지난시즌 신인상을 받았는데, 이번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기량을 더 성장시킬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이 배우면서 성장하겠다”고 힘을 줬다.
[삼척=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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