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집 안 팔려" 6월 아파트 입주율 3.1%P↓

13일 주택산업연구원의 주택사업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지난달 아파트 입주율은 5월에 비해 3.1%포인트(p) 내린 63.6%를 기록했다. 이달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지난달 85.5에서 대비 9.5포인트 떨어진 76.0에 머물렀으며 수도권은 3.1포인트(87.3→90.4) 소폭 상승했다./사진=뉴스1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해 정부가 제시한 각종 규제완화책이 하나둘 시행되며 움츠러들었던 매수 심리가 다소 회복됨에 따라 상승 그래프를 그리던 아파트입주전망지수가 이달 다시 하향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기준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을 내비친데다 정주 여건과 입지가 양호한 수도권 일부 지역 중심으로 가격과 거래량이 늘며 지역 간 양극화가 확대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3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3.6%로, 지난 5월 대비 3.1%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80.1%에서 78.5%로 1.6%포인트, 5대 광역시는 65.4%에서 61.4%로 4.0%포인트 내렸다. 수도권인 서울(86.7→84.5)과 인천·경기권(76.7→75.5) 비수도권 중 ▲강원권(56.2→50.0) ▲대전·충청권(68.5→61.0) ▲대구·부산·경상권(66.3→ 61.5) 모두 입주율이 줄었다. 광주·전라권(56.8→57.5)은 0.7%포인트, 제주권(62.2→72.2)은 10.0%포인트 대폭 상승했다.

수도권 입주율은 지난 3월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 오르면서 회복세가 전망됐지만 6월 다시 하락 반전됐다. 202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 수준으로의 회복은 한동안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비수도권 입주율은 지난 1월 이후 60%대의 낮은 수준으로 정체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올해 중 가장 낮은 수치(60.4%)를 보였다. 주택시장의 양극화로 서울과 강원도의 입주율 차이는 지난 5월 30.5%포인트에서 6월 34.5%포인트로 확대됐다.

미입주 원인 중 '기존 주택 매각지연'은 5.1%포인트 상승(44.0→49.1)한 반면 '세입자 미확보'(26.0→21.8) '잔금대출 미확보'(20.0→16.4)는 각각 4.2%포인트와 3.6%포인트 하락했다.

노희순 주산연 연구위원은 "전세퇴거자금대출의 규제 폐지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전세자금 조달은 원활해지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재고주택 매매시장은 열위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지난달 대비 7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전국적으로 9.5포인트(85.5→76.0) 떨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3.1포인트(87.3→90.4) 오를 전망이나 광역시는 3.1포인트(83.6→80.5)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달 입주전망지수의 상승폭이 가장 큰 지역은 경기(87.0→100.0)와 대전(81.2→92.8)으로 13.0포인트와 11.6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대전은 미분양 등 주택시장 악재가 다량 발생하고 있는 타 지역과 달리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대기업 투자 유치 등 부동산 시장 내 대형 호재로 많은 물량의 미분양이 해소됐다. 이에 따라 주택사업자들의 기대 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권과 5대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역의 입주전망지수는 모두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렸다. ▲강원(88.8→63.6) ▲제주(93.3→68.7) ▲전남(85.7→61.5) ▲경북(78.5→56.2) 순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적체된 미분양과 신규 분양 물량에서 기인한 것으로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최근 주택시장에선 인허가, 착공, 분양승인 등 공급량이 사상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으나 아파트 거래는 전년 대비 증가했고 아파트 가격은 2주 연속 보합세를 드러내는 등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라고 주산연은 분석했다.

노 연구위원은 "입주전망지수는 주택시장 경착륙 우려가 해소되며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진 한편 지난해 9월 21.9포인트가 한 번에 떨어진 현상의 기저효과로 우상향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었으나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 강남 중심의 아파트 가격 상승과 아파트 한정 거래 증가 등 주택시장의 양극화 영향 탓에 이달 다시 떨어졌다"며 "주택사업자들의 시장회복에 대한 기대감 조성에도 여전히 불안요소는 남아있기에 견고한 입주시장 회복은 어려우며 지속적인 시장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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