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지원, 핵 위협으로 간주”

손우성 기자 2023. 7. 1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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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브로프 장관 자국 언론 인터뷰
“F-16 우크라 배치 자체가 핵 위협”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교부 영빈관에서 오만 외교장관과 회담하며 발언을 듣고 있다. TASS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의 F-16 전투기 지원을 러시아를 겨냥한 ‘핵 위협’으로 간주하겠다는 뜻을 13일(현지시간) 내비쳤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자국 인터넷 매체 ‘렌타루’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나토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직접적 군사 충돌 위험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서방의 F-16 전투기 지원 움직임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미국·영국·프랑스 등 핵 강국들에 이 전투기가 핵무기를 운반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무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투 행위 중엔 우리 군이 해당 유형의 전투기가 핵무기 운반 장치를 갖추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며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배치 자체가 핵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관한 질문엔 “러시아의 핵 사용 조건은 ‘군사 독트린’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 그것을 또다시 반복해 말하진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러시아 군사 독트린엔 적이 자국 영토를 향해 핵무기나 다른 형태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한 경우, 적의 재래식 무기 사용으로 국가 존립이 위기에 처한 경우에만 핵무기를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F-16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서방에 F-16 전투기 지원을 줄곧 요청해왔다. 미국은 처음엔 난색을 보였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위한 F-16 훈련을 승인하면서 전투기 지원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구체적인 F-16 지원 일정은 합의되지 않고 있다. 롭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은 지난 3일 영국 L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향후 몇 개월 동안 이어질 우크라이나의 반격 기간에 F-16이 제공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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