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일으킨 전쟁 이후 전 세계 7억3500만명이 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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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세계 인구 10명 중 한명꼴로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유엔이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을 살리기 위해 러시아 농업은행에 대한 제재 완화를 제안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러시아 농업은행이 자회사를 통해 국제 자금 결제망에 다시 연결하는 걸 조건으로 오는 17일 종료되는 곡물협정 연장을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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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세계 인구 10명 중 한명꼴로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유엔이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을 살리기 위해 러시아 농업은행에 대한 제재 완화를 제안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러시아 농업은행이 자회사를 통해 국제 자금 결제망에 다시 연결하는 걸 조건으로 오는 17일 종료되는 곡물협정 연장을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사무총장 대변인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편지를 보낸 것은 “러시아 농업은행을 통한 금융 거래에 영향을 주는 걸림돌을 제거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계속 수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편지에 어떤 제안이 포함됐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 농업은행이 국제 자금 결제 전용 자회사를 만들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과 연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 방안은 지난달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처음 논의된 바 있다. 유럽연합은 러시아 농업은행이 직접 국제 결제망에 연결하는 걸 피하면서 러시아의 곡물·비료 수출 대금을 처리할 방안으로 이런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쪽은 농업은행이 자회사를 설립하는 데만 몇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이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이 안을 수용해 흑해 곡물협정을 연장할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말 흑해 곡물협정 체결과 함께 유엔과 자국이 합의한 러시아 곡물·비료 수출 촉진 방안의 이행을 협정 연장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러시아의 요구 사항은 △러시아 농업은행의 국제 결제망 재연결 △러시아에 대한 농업 기계와 부품 공급 재개 △보험 및 재보험 관련 제재 해제 △러시아산 비료 수출을 위한 암모니아 수송관의 우크라이나 구간 재개통 △러시아 농업·비료 관련 기업들의 해외 자산 동결 해제다.
흑해 곡물협정이 위태로워지면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도 급격히 줄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지난해 10월 420만t에 달했던 곡물 수출량이 지난달에는 200만t까지 줄었으며, 7월 수출량은 21만4천t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유엔 자료를 보면, 7월 들어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곡물을 싣고 흑해를 출발한 선박은 6척에 불과하며 현재 2척이 오데사 항구에서 마지막 선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협정 종료일인 17일 전까지 추가 곡물 수송 계획이 잡히지 않아, 적어도 당분간 곡물 수출 중단은 불가피하다.
한편,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5개 유엔 기관들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여파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전세계 식량 공급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세계 인구 10명 중 한명꼴인 7억3500만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2019년보다 1억2200만명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아시아와 중남미에서는 식량 안보가 개선됐지만, 서아시아, 카리브해, 아프리카에서는 기근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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