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전쟁서 승리…"이달 금리 인상이 마지막" 기대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계속하면서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이달 말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이번 통화 긴축 사이클을 끝낼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졌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12일(현지시간)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전월비 0.2%, 전년비 3.0%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0.3%와 3.1% 상승을 하회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6월 연간 CPI 상승률 3.0%는 전월(4.0%)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2021년 3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비 0.2% 오르는 데 그쳤다. 전년비 상승률도 4.8%로 전월 5.3%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인 전월비 0.3%. 전년비 5%의 상승률을 밑도는 것이다.
지난 6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게 나왔음에도 연준은 오는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5.25~5.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의 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말 FOMC에서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94.2%로 반영하고 있다.
BNP파리바의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슈나이더는 파이낸셜 타임스(FT)에 "올 하반기에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이 낮게 유지되는 상태) 흐름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이달 금리 인상이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연방기금 금리가 5.25~5.5%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란 의미다. 슈나이더는 연준이 이 금리를 내년 초까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이 이달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지난달 공개된 FOMC 위원들의 전망보다 빨리 긴축이 끝나는 것이다.
지난달 FOMC 때 나온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올해 금리를 0.25%포인트씩 2번 더 올린다는 것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달 말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이러한 전망에 대해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꽤 괜찮은 추측"이라며 7월과 9월 FOMC에서 연달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또 미국의 연간 CPI 상승률이 지난 6월까지 12개월 연속 완화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평균 수준에 근접했으며 G7(주요 7개국) 중에서도 가장 낮아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용시장은 올 초에 비해 수요와 공급간 "균형이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예측 기관인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사장인 오마이르 샤리프는 FT에 오는 9월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을 중단시킬 수 있는 조건은 근원 인플레이션의 전월비 상승률이 완만하게 지속되는 것과 상품과 서비스의 더 많은 지출 항목에서 물가 상승세가 완화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7월과 8월, 9월의 근원 인플레이션도 지난 6월과 마찬가지로 전월비 평균 0.2%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 예측이 실현된다면 연준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얻게 되는 것"이라며 "그것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떨어지고 있고 디스인플레이션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건 총재는 최근 경제지표들이 "상당히 뜨겁고" 주택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더 성장 제약적인 정책을 원하며 지난 6월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전적으로 적절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커코스월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다이애나 아모아는 연준이 7월 FOMC 이후에도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시장의 기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열어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시장이 장기간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으로 씨름해왔기 때문에 연준이 너무 명시적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준은 앞으로도 데이터에 의존해 정책을 결정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신호를 내보내기를 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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