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차 논란’ 만화진흥원, 공모 결격사유 ‘정치적 의도’ 삭제...與 “적반하장”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 ‘윤석열차’ 전시로 논란을 일으킨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올해 공모전에서 기존 결격 사유였던 ‘정치적 의도’ ‘타인 명예 훼손’ 등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은 “물의를 일으키고도 반성은커녕 오히려 결격사유 자체를 없애버리는 적반하장식 태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13일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진흥원의 후원 신청 자료를 보면, 진흥원은 올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을 개최하면서 ‘정치적 의도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작품’ ‘과도한 선정성·폭력성을 띤 경우’를 결격 사항에서 삭제했다.
진흥원은 해당 자료의 ‘2023년 공모전 개선방향’ 항목에서 “기존 계획상 결격 사유는 삭제해 카툰의 장르적 특성과 맞지 않고 창작의 자유를 제한하는 요인을 배제” “‘과도한 정치적 의도’ ‘타인 명예 훼손’ ‘과도한 선정성·폭력성’ 등의 요인은 자율적인 심사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상식선에서 걸러지도록 조치”라고 밝혔다.
진흥원의 이 같은 조치는 ‘윤석열차’ 논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만화·교육·법조계와 부천시 인사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거쳐 결정됐다.
진흥원은 당시 논의 결과에 대해 “공모전 계획서에 명시된 결격 사항인 ‘정치적 의도 작품’은 공모전의 한 분야인 카툰 장르의 성격과 배치되어 적합하지 않다”며 “창작 공모전에 정치적 의도를 결격 사항으로 넣은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 의도와 정치 풍자는 다를 수 있다”며 “그럼에도 결격 사항으로 굳이 정하지 않더라도 심사 시에 정치적 의도가 뚜렷이 나타나는 작품이라면 충분히 걸러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승수 의원은 “진흥원이 지난해 결격 사유를 어긴 작품(윤석열차)에 상을 주며 물의를 일으키고도 반성은커녕 오히려 결격사유 자체를 없애버리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태도를 보면 앞으로 대놓고 ‘정치적 의도’가 있고 ‘타인의 명예 훼손’ 가능성이 있는 작품에 상을 주겠다는 뜻으로밖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진흥원이 주최하는 올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교육청의 후원 없이 진행된다. 진흥원은 이번에 문체부에 별도로 후원 신청을 하지 않았고, 경기도교육청에는 후원 신청은 했지만 불허 통보를 받았다. 진흥원은 경기 부천시 산하 기관으로, 올해 116억4000여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윤석열차’는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전시된 한 컷 만화로 그해 7~8월 진행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수상했다. 달리는 열차 정면에 윤 대통령 얼굴이 그려져 있고, 열차 첫 칸에는 김건희 여사, 뒤칸에는 칼을 든 검사복(服)의 남성 4명이 연이어 탄 모습이다. 여기에 열차 앞에는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달아나고 있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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