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천하 안방극장에 스며든 젊은피들의 약진

아이즈 ize 신윤재(칼럼니스트) 2023. 7. 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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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신윤재(칼럼니스트)

이도현(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준호 안효섭 장동윤. 사진 제공 =각 소속사

어느 샌가부터 생긴 안방극장의 주인공 '고령화' 현상은 제작진뿐 아니라 K-드라마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슈로 자라났다. 최근 드라마에서 적어도 40대 이상 많으면 50대까지의 주인공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이는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한때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보다 10살은 훌쩍 많던 유행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전반적으로 이 수치가 높아져 있다.

이유는 드라마 생산의 주력을 차지하는 지상파나 TV 매체의 시청 층이 달라진 탓이다. 휴대전화로 볼 수 있는 각종 뉴미디어 플랫폼에 20대와 30대 시청자를 빼앗긴 TV는 충성도가 높은 40대 중반 이후 특히 여성 시청자에 타깃을 맞춘 드라마를 많이 방송했다. 당연히 이들이 20대, 30대의 청춘물에 이입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나이 주인공들이 겪는 풍파에 공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전반기 가장 인기가 있다고 여겨지는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나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 등이 엄정화, 전도연 등의 배우를 앞세워 흥행을 이끌었던 점은 이러한 경향을 가장 잘 보여준다.

그렇다고 젊은 배우들의 활약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3년 상반기 많은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배우들이 안방극장을 수놓았다. 청춘물이 강세인 여름이 다가올수록 이러한 경향은 커졌다. 이들의 활약은 안방극장의 주 소비자인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올 수 있다. 게다가 안방극장의 세대교체도 앞당긴다.

'나쁜 엄마' 이도현, 사진=JTBC

2023년 K-드라마가 거둔 가장 큰 수확 중 하나가 배우 이도현의 존재다. 이도현은 지난해 연말 공개된 넷플릭스의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 1과 3월 공개된 파트 2에서 주여정 역을 연기했다. 극 중 주인공인 문동은(송혜교)이 박연진(임지연)에 대한 복수를 설계하고 감행할 때 그의 곁에서 기꺼이 조력자가 돼준다. 이도현 특유의 해사한 느낌은 어둠만이 가득했던 문동은의 복수여정에 한 줄기 빛이 됐으며,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도현은 곧바로 이어진 JTBC 드라마 '나쁜엄마'에서도 이러한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다. 날카로운 검사였다가 7살 어린아이로 변하는 최강호를 연기하며 날이 선 성인 연기에서 사고로 나이가 퇴화한 주인공의 모습을 고스란히 살려낸다. 20대 후반의 나이 배우가 그렇게 7살로 자연스럽게 변모할 수 있는 것은 이도현이기에 가능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 3'의 안효섭도 활약을 펼쳤다. 2020년 두 번째 시즌부터 '낭만닥터 김사부'에 합류했던 안효섭은 2021년 SBS '홍천기'를 통해 주연으로 자리 잡았으며, 지난해 '사내맞선'에 이어 상반기 방송된 '낭만닥터 김사부 3'에서도 서우진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았다. 드라마는 베테랑 한석규를 비롯해 시즌 1의 주인공 유연석까지 등장하는 '올스타급' 캐스팅을 보였지만, 안효섭은 그 안에서도 꿀리지 않은 존재감을 보였다.

KBS2 '오아시스'에 출연한 장동윤도 있다. 2019년 KBS2 '조선로코 녹두전'으로 이름을 알린 장동윤은 올해만 해도 드라마 '오아시스'와 영화 '롱디' '악마들' 등에서 주연을 맡았다. '오아시스'에서는 온순한 성격의 학생이었다가 가족을 둘러싼 비극적인 운명으로 조직폭력배로 전락한 이두학 역을 맡았는데, 시대극에다 전라도 사투리를 써야 하는 어려운 배역 그리고 유약함과 강인함이 병립해야 하는 이두학을 무난히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동윤은 하반기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SBS '내 남자는 큐피드' 등의 작품으로 열일의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아시스' 장동윤, 사진=세이온미디어, 래몽래인

그리고 7월, 이 시점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이준호 역시 30대 초반의 젊은 배우다. 그는 JTBC 주말드라마 '킹더랜드'에서 좀처럼 웃지 않는 냉소적인 성격의 구원을 연기하며 천사랑 역 임윤아와 함께 드라마의 화제성의 이끌고 있다.

2017년 KBS2 '김과장'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이준호의 연기경력은 지난해 초 막을 내린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이산 역을 통해 정점을 찍었다. 그는 이 기세를 곧바로 이을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킹더랜드'의 편성이 다소 밀리면서 올해 초여름 시청자를 찾아왔다. 하지만 겉으로는 퉁명스러우면서도 사랑하는 이를 위해 진심을 바치는 배역을 이산에 이어 현대극에서도 구현하며 그의 가치가 여전히 상종가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성스러운 아이돌'의 김민규,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의 김영대, '조선변호사' 우도환 등도 '2말3초' 남자 배우의 명맥을 이어가며 안방극장 세대교체의 주역임을 알렸다. TV의 전반적인 시청 연령대는 올랐지만, OTT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늘어난 제작비를 세트나 후반작업에 주로 쓰면서 신예 캐스팅에 공격적으로 나선 결과다.

2023년 상반기 젊은 남자배우들의 프로필은 그래도 '젊은 피'는 K-드라마의 저변에서 아직도 설설 끓고 있음을 보여준 정확한 증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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