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찍고, 한우 먹고' 홍성…'남당항'에서 바다도 즐긴다
▶ 풍경 맛집 '남당항, 죽도'
남당항은 홍성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적어도 낚시와 차박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랬다. 지금도 주말에는 수려한 천수만의 경관을 즐기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잔잔한 수면위로 떨어지는 석양, 죽도와 안면도까지 볼 수 있는 풍경 하나만으로 지금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남당항이 최근 해양테마파크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해양공원 및 축제광장(가칭)이 생겼고, 랜드마크인 홍성스카이타워(2024년 1월 오픈 예정)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남당항 해양공원 음악분수는 6600㎡ 규모에 바닥분수와 안개분수, 레이저 및 야간 경관 조명 등으로 구성됐다. 음악분수는 6월 말까지 시험가동을 마쳤고, 이달 중 전면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재미있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는 트릭아트 존에는 남당항과 어울리는 해변을 주제로 한 대형 대하, 바다거북과 바다여행, 상어의 위협, 대형문어의 습격 등 총 12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네트어드벤처는 7월 중순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아직 이용은 불가능하지만, 홍성스카이타워는 외형만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천수만의 명품 낙조와 리아스식 해안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한눈에 담아볼 수 있도록 높고 크게 만들었다. 탁 트인 시원한 개방감과 함께 상부에 66m 둘레의 스카이워크 체험시설을 도입하여 관광객들에게 아찔한 스릴감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란 게 이용록 홍성군수의 설명이다.
이용록 홍성군수는 "죽도까지 연결되는 다리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등을 만들어 남당항을 해양테마파크로 만들 계획"이라며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성스카이타워를 아직 이용할 수 없어 아쉽다면 남당항 노을전망대를 방문하면 된다. 바닷속으로 뻗은 빨간 다리가 인상적이다. 바다 한 가운데에 서서 무더운 여름, 선선한 바닷바람과 함께 노을을 즐기다 보면 신선놀음이 이런 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든다.
남당항에서는 입이 즐겁다. 대하, 우럭, 새조개, 꽃게, 새우 등 사시사철 싱싱한 수산물이 풍부하다. 천수만 최고 별미인 새조개가 유명해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남당항을 둘러보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죽도를 방문하는 게 좋다. 죽도는 천수만 내에 있는 섬으로 낭만과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섬이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죽도는 남당항 바로 앞 약 3.7km 지점에 위치, 10여 분 남짓 배를 타고 입도하 수 있다.
죽도에서는 힘들지 않게 누구나 바다를 끼고 걷는 둘레길에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죽도 둘레길은 어디를 걸어도 좋다. 3시간 남짓 소요되는 산책길 내내 푸른 바다와 함께 대나무길 풍경이 이어진다. 1조망 둘레길은 숲길 탐방로와 다양한 볼거리가 있으며, 2조망 쉼터 둘레길에는 홍성 관광지를 소개하는 갤러리가 있어 휴식과 주요 여행 정보를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 3조망 쉼터 쪽에는 죽도 야영장 및 낚시공원과 매점이 있다.
▶ '충·의' 역사 테마, 군청도 명소
홍성의 진짜 여행은 이제부터다.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 떠나보자. 테마는 충의다. 역사책에서 봤던 이들의 숨결을 찾아 떠나는 '백만 여행'이다.
홍성 길산면에는 백야 김좌진 장군의 생가가 있다. 1991년부터 성역화 사업을 추진해 생가터에 본채와 문간채, 사랑채를 복원하고 기념관, 사당, 공원을 조성했다. 홍성군은 매년 10월 25일 청산리전투 승전기념일에 맞춰 이곳에서 장군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는 추모제를 거행하고 있다. 김좌진 장군은 한국 독립투쟁사에서 최고의 전과로 기록되는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것으로 유명하다. 기념관에서는 김좌진 장군의 시대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와 당시 사용했던 무기 등을 볼 수 있다.
인근 결성면에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가와 민족시비공원이 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은 독립운동가인 동시에 승려, 시인으로 1919년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다. 독립선언서의 공약 3장을 작성했으며, 1926년에는 시집 '님의 침묵'을 출간해 저항문학에 앞장섰다.
생가 입구에는 만해 선생의 생애를 알 수 있는 만해문학체험관이 있다. 만해 한용운 생가를 방문한다면 민족시비공원을 둘러보는 게 좋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를 품은 시비를 만날 수 있다.
홍성 홍북읍에는 조선시대 사육신으로 유명한 성삼문, 고려시대 명장인 최영 장군을 마주할 수 있다. 성삼문유허지는 가묘로 규모가 크지 않다. 인근에는 최영 장군 사당이 있다. 이런 곳에 무슨 사당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길이 험하다. 험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림 같은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볼거리를 찾는다면 성삼문유허지와 최영 장군 사당은 건너뛰어도 좋다. 대신 홍주읍성은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홍주성은 1772m에 달했지만, 현재는 남쪽의 810m 성벽만 남아있다. 홍주목의 36동에 이르렀던 관아 건물이 일제에 의해 훼손되어 조양문, 홍주아문, 안회당, 여하정만 남아 있다. 서문과 북문은 소실되어 터만 남고, 남문은 2013년 12월 홍화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동문인 조양문은 일제강점기 홍성 사람들의 노력으로 온전히 남아 있다. 홍주성 북문터를 지나면 홍주초등학교에 이어 홍주성의 성벽이 이어진다.
성벽 아래에는 홍성에서 태어난 역사 인물들의 흉상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홍주성 천년여행길은 성벽을 따라 홍주성 남문을 거쳐 홍주성 역사공원으로 이어진다.
▶미술관 즐기고, 출출할 땐 '소·소·소'
감성 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고암 이응노 생가기념관, 이응노의 집의 집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고암 이응노는 1904년 홍성에서 태어나 1989년 파리에서 생을 마칠 때까지 온 삶을 그림으로 채운 화가다. 이응노는 한국의 전통 서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선보여 유럽 예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학교를 세우고 서구 젊은이들에게 동양 예술을 가르쳤다. 그가 남긴 3만 여점의 작품은 전통 서화부터 현대의 추상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고 다양하다. 고암 이응노 생가 기념관은 고암이 그림의 꿈을 품었던 공간 위에 그의 예술적 삶과 닮은 형태의 건축물로 지어졌다. 이응노라는 한 예술가를 기리는 기념관이자 미술관으로 시작해, 차츰 예술 문화 자료실과 입주 작가 스튜디오, 한옥 스튜디오 등 시설과 프로그램을 꾸준히 확장하며 새로운 예술을 품은 마을, 마을과 소통하는 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2005년에 문을 연 홍성 그림 같은 수목원은 약 3만 평 규모에 소나무를 비롯해 460여 종의 나무와 870여 종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수목원 내에는 온실식물원, 연꽃 정원, 폭포, 돌탑 등 다양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코스로 좋다. 사계절 언제 가도 꽃과 나무를 천천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홍성은 먹는 재미가 큰 곳이다. 한우가 유명하다. 홍성군민 보다 키우는 한우 두 수가 많다. 그만큼 신선한 한우를 즐길 수 있다. 홍성 여행을 하다보면 한우 관련 식당을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성군은 맛 좋은 한우를 알리기 위해 10월 한우 바비큐 축제를 진행 할 계획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