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은 모든 것 얻었고, 젤렌스키는 선방했다"…미 언론 나토회담 평가

강영진 기자 2023. 7. 1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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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별을 따려던 젤렌스키 달에는 도달했다" 평가
NYT "우크라 나토 가입 시한과 절차 제시 못해" 비판
G7의 장기적 우크라 안보 공약에 러 전략적 입지 약화
[빌니우스=AP/뉴시스]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 대해 미 CNN은 12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룬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사진은 나토정상회의장에서 진행요원들이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 국기를 참가국 국기와 함께 배치하는 모습. 2023.7.1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 대해 미 CNN은 12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룬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 뉴욕타임스(NYT)는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둘러싼 분열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전 주독일 미 대사 존 콘블럼을 인용해 나토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비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나토와 함께 한다고 한 것은 좋다. 그런데 언제 어떻게 나토 가입이 이뤄질 지는 묻지 말라면서 (어떤 것인지도 모를) 개혁을 하는지 우리가 지켜볼 것이라고 말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미 CNN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별을 따려 했지만 달까지 도달했다“고 평가했으며 러시아는 다시 한번 전략적, 군사적 실패를 맛보면서 서방에 대한 의심을 더욱 키우게 됐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미 CNN이 정리한 회담 평가 요약.

회담 성과들…G7 우크라이나 지원 공동성명 등

이번 회담 말미에 주요7개국(G7)이 공동선언을 발표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각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지원에 나설 것임을 약속했다. 우크라이나가 최종적으로 나토에 가입할 때까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제안이다. 나토 정상들은 또 이례적으로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는데 합의했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벽두에 나토가 가입 시한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을 비판했으나 뒤에 전쟁이 끝날 때까지 가입할 수 없음을 받아들였다.

그밖에 튀르키예가 전격적으로 스웨덴의 나토가입 반대 입장을 철회한 것도 큰 성과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이어 나토를 약화시키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타격을 가한 것이다.

정상회담 주도한 바이든

나토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핵강대국 러시아와 확전 가능성을 방지하는 목표 사이에 균형을 취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막대한 지원을 미국민이 계속 지원하도록 설득하는 목표를 가졌다.

G7 국가들이 지속적,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보장할 수 없는 여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방안이었다. 실현된다면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선봉으로서 유럽안보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방안은 유럽과 미국의 방위산업을 부흥시켜 우크라이나 지원 무기 재고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

G7 합의는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되돌리기 어렵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하루만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내년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할 경우에 대한 우려를 줄여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능숙한 외교적 수완을 발휘했다. 튀르키예의 스웨덴 나토 가입 동의를 이끌어내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 그 예다.

목표에 조금 못미친 성과 얻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빌니우스에 도착하면서 보여준 강경한 태도는 막대한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면서 국내에서 비판을 받아온 서방 지도자들에게 다소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피를 흘리며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서 젤렌스키의 태도는 대반격이 예상보다 느린 상황을 감안할 때 이해할 만한 수준이었다.

목표를 높게 설정해 최대한 달성한다는 젤렌스키의 전술이 이번에도 성공했다. G7 공동선언이 그 예다.

빌니우스에서 우크라이나의 시민운동가 다리아 칼레뉵이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물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나토가 러시아를 두려워해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아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하자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인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것에 대해 ”감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요한 안보적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했다. 그는 G7의 지원을 ”안보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치른 대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G7의 장기적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으로 러시아의 전략적 입지가 취약해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나토 정상회담이 ”반집단적 러시아 정서를 드러냈다“면서 러시아를 경쟁 상대가 아닌 적으로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서방은 앞으로 러시아가 전쟁을 결코 끝내지 않으려 드는 상황에 대비해야 하게 됐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주 영국 한 포럼에서 자신이 20년 동안 ”푸틴의 슬픔, 야망, 불안이 야기하는 상황“을 이해하고 대비해 왔다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려는 푸틴의 야심을 과소평가하면 절대 안 된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차지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강대국이 될 수 없고 자신이 위대한 러시아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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