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동맹결속 보였지만 이견도 노출…확전 우려와 전쟁피로감에서

김예슬 기자 2023. 7. 1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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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담 성과, 젤렌스키 열망에 못 미쳐…핵사용 우려한 듯"
우크라 지원 두고도 서방 내에서 분열…英 "우리 아마존 아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있다. 2023.7.1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 결과는 서방과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평가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더 가까워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공언했다.

이뿐만 아니라 정상회의를 통해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을 위한 나토·우크라이나 위원회가 출범했고,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을 면제해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여러분의 회복력과 결단력은 전 세계가 볼 수 있는 모범이 됐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언제 해결될지, 무엇이 엄습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수차례 좌절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은 여러분이 필요한 모든 것을 빨리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나토 정상들은 2008년 부쿠레슈티 정상회의에서 약속한 것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가 궁극적으로 나토 멤버가 될 것을 언급했을 뿐 구체적 조건이나 시간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조건부 가입' 등 기존 입장에서 진전된 내용이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편에 더 다가서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AFP통신 역시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은) 미래 가입을 약속한 2008년 서약을 훨씬 넘어서지 않았다"며 "서방의 후원자들은 우크라이나에 수백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보냈지만, 우크라이나를 나토의 집단적 방어 우산 아래 두려는 젤렌스키의 열망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루스 데이어몬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전쟁학과 교수는 러시아 모스코타임스에 "공동성명의 언어는 분명히 우크라이나 정부와 그 지지자들이 좋아했을 것보다 약했다"며 "가입을 위한 더 명확한 일정이 있었을 수 있다. '회원국이 동의하고 조건이 충족될 때'라는 표현은 너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과 관련해 WP는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정상회담 결과가 어떠한 공격에도 맞서 싸울 동맹의 준비 태세를 강화한다고 말하고, 정상회담이 우크라이나를 나토 회원 자격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만들었다고 평가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해야 할 몫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답답함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결국 핵보유국 러시아와 직접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조성되는 것을 꺼리는 미국 입장에서는 MAP 면제, 무기 지원 약속 등이 최선이라는 분석이다.

AFP는 "러시아와의 잠재적인 핵 분쟁에 휘말리는 것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외교정책 싱크탱크인 뉴라인스 연구소의 제프 혼 연구원은 모스코타임스에 "나토 회원국들은 불필요하게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인식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게 최종 성명서에 반영된 것"이라며 "러시아와 지나치게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여전히 꺼린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있다. 2023.07.12.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이번 나토 정상회담을 계기로 서방 내부에서도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서방의 각종 지원에 '만족감'을 모른 채 불만을 표시한 우크라이나를 직격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좋든 싫든 간에 사람들은 (우크라이나로부터) 감사하는 마음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은 지원을 약속하고도 '욕'만 먹고, 우크라이나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하며 이번 나토 정상회담의 최대 수혜자는 튀르키예가 거론된다.

베오그라드 대학의 튀르키예 전문가 블라다 스탄코비치는 모스코타임스에 "나토 정상회담은 튀르키예 대통령의 절대적인 승리였다"며 "그는 스웨덴의 가입을 지지하며 원하는 유일한 것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미국이 튀르키예에 F-16 전투기를 공급할 것이라고 확인했으며 이는 터키가 다시 한번 나토 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 됐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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