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겁없는 루키, 수베로 이어 최원호도 사로잡다...이 정도 잘할 줄 몰랐다
[OSEN=잠실, 한용섭 기자] 2023시즌 개막 엔트리에 신인 선수는 총 14명이 등록됐다. 지금까지 한 번도 2군으로 내려가지 않고 줄곧 1군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단 2명 뿐이다.
한화 문현빈(19)과 롯데 김민석(19)이다. 문현빈은 내야수로 입단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꿔 출장하고 있다.
문현빈은 시즌 개막에 앞서 수베로 전 한화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시범경기에서 13경기 타율 3할4푼5리(29타수 10안타) 2루타 3개, OPS .892로 눈도장을 받았다. 타격에 재능을 보였다.
2루수였던 문현빈은 주전 2루수 정은원과 포지션이 겹쳐, 2루수와 유격수 그리고 외야 중견수까지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기용됐다. 그만큼 수베로 감독이 문현빈의 포지션을 어떻게든 만들어서 뛰게 하려는 애정이 있어 가능했다. 문현빈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
5월 중순, 수베로 감독이 경질되고 최원호 2군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임명됐다. 최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직후 문현빈은 선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주자, 대타, 대수비 등 교체로 출장 기회가 주어졌다.
최 감독이 부임 후 일주일 정도 지나고 문현빈의 거취를 두고 코칭스태프 회의가 열렸다. 최 감독은 문현빈을 내야수로 전념시키고, 1군에서는 출장 기회가 별로 없으니 2군으로 내려보내 경기 경험을 쌓게 하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
5월 19일 잠실 LG전에서 문현빈은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최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이후 첫 선발 출장이었다. 최 감독은 당시 "문현빈이 외야 수비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 내야수로 전념시킬 생각을 했다. 그런데 수비 부담이 있는 것이 아니더라.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1군에서 기회를 주자는 의견이 많았다. 내야로 뛸 기회가 적으니 외야로 뛰게 하자로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야에서는 문현빈은 타격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2군에서 육성으로 방향을 잡을 뻔 했던 문현빈은 계속해서 1군에 남을 수 있었다. 대체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가 합류한 이후에도 문현빈은 외야 한 자리로 출장하고 있다.
문현빈은 12일 잠실 LG전에 5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중심 타선에 배치됐다. 한화는 1회초 1사 후 김인환과 노시환의 연속 안타로 1,2루에 주자가 출루했다. 채은성이 2루수 직선타로 아웃된 후 문현빈 타석이었다.
문현빈은 LG 선발 켈리의 직구, 커브, 슬라이더를 모조리 파울 타구로 만들어냈다. 끈질긴 승부 끝에 9구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측 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지난해 다승왕 켈리 상대로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장타였다.
이후 켈리와 문동주의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고, 한화는 2-1로 승리했다. 한화는 1회 문현빈의 2타점 외에는 추가 득점을 뽑지 못했다. 문현빈의 2루타가 결승타가 됐다.
문현빈은 7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224타수 56안타) 3홈런 26타점 OPS .641을 기록하고 있다. 3번과 4번을 제외하고 나머지 타순에서 모두 뛰었다. 11타수(2번)에서 49타수(1번)까지 고르게 출장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문현빈은 26타점으로 팀내 타점 4위다. 노시환(57타점), 채은성(47타점), 김인환(29타점)에 이어 19세 신인 문현빈이 4번째다.
최원호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준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 타자 중에서는 이진영을 가장 먼저 언급했고, 이어 문현빈의 이름을 꼽았다.
최 감독은 “문현빈도 그 정도면 훌륭하다. 사실 문현빈을 잘 몰랐다. 그 나이에 그 정도면 괜찮게 하는 거다. 후반기, 내년 이후가 더 기대된다. 수비에 대한 평가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칭찬을 하고 한 시간 반이 지난 후, 문현빈은 켈리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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