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아는 맛 최고" 100% 흥행 韓美 '시리즈' 파워
조연경 기자 2023. 7. 13. 10:00
아는 맛이 제일 맛있다.
믿음과 신뢰를 더하는 전통의 시리즈물이 올해 스크린에서 사실상 100% 흥행 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기존 시리즈가 국내 관객들의 입맛에 잘 맞아왔다는 전제가 있어야 이후 시리즈도 내리 사랑 받을 수 있지만, 알고 봐도 재미있고, 전편을 보지 않아도 재미있고, 업그레이드 된 신선함을 한 스푼만 더하면 그저 짜릿한 시리즈의 힘이 어느 때보다 극장가를 빛냈다. 메가 히트 대박 흥행부터 알짜배기 허리라인까지 흥행 폭도 다양하다.
시작은 무려 13년 만에 귀환한 '아바타' 두번째 시리즈 '아바타: 물의 길(제임스 카메론 감독)'이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은 올 초 1000만 축포를 터뜨리면서 13년의 세월을 이겨내고 시리즈 쌍천만을 기록, 침체돼 있던 영화계의 기를 되살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최종 누적관객수는 1080만5065명으로 언제 어느 시대에나 통하는 '아바타' 콘텐트를 입증하며 향후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마블의 명성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제임스 건 감독)'가 지켰다. 마블 영화라면 무조건 믿고 봤던 최전성기를 지나 호불호 갈리는 시리즈 완성도에 관객들도 등을 돌리려는 찰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는 시리즈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사회적 메시지까지 더한 결과물로 420만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1편 134만5257명, 2편 273만6686명을 넘어 시리즈 최고 흥행 성적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존 윅'과 '분노의 질주' 시리즈도 선방했다. '존 윅 4(채드 스타헬스키 감독)'는 4월 스크린의 깜짝 복병으로 192만4695명을 누적했다. 팬데믹 전 2019년 개봉한 '존 윅 3: 파라벨룸'이 동원한 100만 명을 넘어 시리즈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OST 합류로 화제를 모은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루이스 리터리어 감독)'는 177만3426명을 끌어 모아 평균 기록을 맞췄다. 극장가 전성기였던 2015년 '분노의 질주: 더 세븐' 325만439명, 2017년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365만9683명에는 못 미치지만 시리즈 고정 팬덤은 떠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영화는 유일무이 대형 프랜차이즈 '범죄도시3'가 일당백 원맨쇼 활약을 펼쳤다. 3번째 시리즈가 1000만 명을 넘으면서 시리즈 쌍천만에 도합 3000만 대기록은 물론, 지난해 '범죄도시2' 이후 1000만 기록을 세운 유일한 한국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시원한 소재로 국내 관객들이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으면서 매 해 5월 스크린을 점령했던 마블의 아쉬움을 '범죄도시' 시리즈가 달랬다. 12일까지 누적관객수는 1058만3555명이다.
시리즈 흥행 바통을 여름 시장에는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잇는다. 12일 공식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오프닝 스코어 22만9762명을 기록하며 올해 외화 오프닝 1위 기록을 갈아 치웠다. 특히 '미션 임파서블'은 영진위 공식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3편부터 6편까지 500만 명을 넘지 못한 시리즈가 없는 상황. 이번 7번째 시리즈가 최고 기록을 깰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영화계 관계자는 "시리즈물은 애초부터 시리즈로 기획 돼 제작되는 영화도 있지만, 첫 편의 반응이 너무 좋아 후속편으로 제작되는 경우도 많다. 후자는 이미 관객의 신뢰를 얻었고 흥행했다는 이유로 제작이 이어지는 경우라 관객이 1편에 열광했던 이유만 명확히 지키면서 새로움을 더한다면 흥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만 국내에서는 형보다 못한 아우들이 더 많았기에 꾸준히 시도는 해도 2편에서 끝나거나 짧게 중단돼 아쉬움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어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것 이상의 리스크도 있고,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창작자들의 본능, 원년 멤버들을 재회 시키는 것까지 꾸준한 시리즈화가 어려운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리즈라는 특성이 보편화 되면서 영화계에서도 기존 IP 콘텐트를 바탕으로 시리즈 혹은 세계관에 대한 제작자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할리우드 못지 않은 성공적 장기 시리즈물이 국내에서도 자리매김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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