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같은 화재 발생해도 금융사 업무연속성 확보해야"

금융당국이 주요 금융사에 '업무연속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카카오 전산센터 화재와 같은 재해가 발생해도 전자금융서비스 중단과 금융소비자 피해가 최소화돼야 한다고 금융사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에게 전달했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이명순 수석부원장 주재로 9개 유관기관 담당임원과 22개 금융사 CIO와의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전산센터 화재 이후 진행한 금융IT 비상대책 관련 점검결과와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지난해 카카오 화재사고에서도 보았듯이 디지털금융이 확산될수록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제공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와 사회적 손실 가능성이 함께 커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소비자가 전자금융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사고를 방지하고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IT 비상대책 점검 등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권 IT 내부통제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므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챙겨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신기술 도입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적정 인프라를 확보하고, 업무 연속성 계획을 관리해 달라"며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해 실효성 있는 재해복구 전환훈련 실시 등을 통해 IT시스템의 운영복원력을 갖춰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부원장은 "금융사 뿐만 아니라, 한국거래소, 금융결제원 등 전자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들도 항상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금감원은 검사 시 비상대책 관련 사항을 중점적으로 점검해 업무 연속성 확보 노력을 소홀히 한 회사는 엄중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금융IT 비상대책 점검결과 구체적인 대응절차와 대응조직의 역할이 포함된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전사적인 업무영향분석을 통해 핵심업무 선정과정을 체계화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 금융사 중 중소형사 일부(약 118개사)는 재해복구센터를 별도로 구축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재해복구 전환훈련의 실효성 확보하고, 전자금융사고 책임이행을 위한 적정 보험 가입과 사고 관리가 필요하다고 금융사에 전달했다. 최근 3년간 전자금융사고 관련 손해배상 금액은 총 172억원으로 금융투자 권역에서 책임이행보험 기준금액을 초과한 사례 발생했다.

금감원은 △재해복구센터 구축의무 대상회사 확대 △전자금융사고 책임이행보험 최저 보상한도 상향 △전자금융사고 관리 및 보고체계 개선 추진 △전자금융보조업자 평가체계 개편 등 상시감시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기와 수시검사 수행시 적정 수준의 재해복구센터 구축, 재해복구 전환훈련 실효성 등 비상대책 관련 사항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며 "검사 및 점검을 통해 확인된 주요 미흡사항 등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감독규정을 보완하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