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3.5%로 4연속 동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낮아지고,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고려해 금리를 4차례 연속 묶어둔 것으로 분석된다.
금통위는 연초까지 5%를 웃돌던 물가상승률이 최근 2% 후반대로 둔화한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물가 3% 둔화에 연준 추가 긴축 우려도 완화
역대급 한·미 금리차에도 외국인 자금 유입
시장 “연말까지 금리 동결할 듯”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낮아진 데다,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히 큰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4차례 연속 묶어둔 것으로 분석된다. 새마을금고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진 점도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과 4월, 5월에 이어 네 번째 금리 동결이다. 시장에서는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어진 금리 인상 사이클(국면)이 사실상 끝났고,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한국은행은 치솟는 물가를 잡고 가계부채 급증으로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끌어올렸다. 약 1년 6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10차례, 총 3%포인트(p) 인상했다.
그러나 수출 부진으로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장기화하는 등 올 들어 경기 하강 압력이 커진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아래로 떨어지자, 2월부터 금리 인상을 멈췄다. 당시 한국은행은 “그간의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은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물가와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2% 후반대로 둔화됐다는 점이 금리 동결의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7%로,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한국은행이 예상하는 물가 경로에 부합한 데다, 물가 안정 목표치(2%)와도 가까워졌다.
올해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줬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를 포함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수출을 떠받치는 반도체 경기와 중국 경제 반등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보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 초중반대로 낮췄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급격하게 냉각될 수 있기 때문에 금통위도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0%로 떨어진 것도 금리 동결 결정을 지지한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내 기준금리를 2회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다”며 “물가상승률을 연준의 목표인 2%로 되돌리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물가상승률이 다음달까지 지금과 같은 둔화 흐름을 이어간다면 연준도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을 단행할 명분이 약해진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24~25일(현지시각) 열리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6월 물가지표 발표 이후 추가 인상이 2회가 아닌 1회에 그칠 것이란 의견이 많아졌다. CNBC는 “시장은 7월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은 역대 최대인 1.75%p를 유지했지만, 금리 격차는 더 이상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서 우선 순위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인 2.0%p까지 벌어지게 된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안팎에서 안정되는 모습이고, 외국인 자금유출 압력도 미미한 상황이다.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5월 국내 주식과 채권 15조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최근 새마을금고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은행권 대출 연체율 상승, 역전세 우려 등도 4연속 금리 동결의 근거로 지목된다. 새마을금고 사태는 정부의 개입 등의 영향으로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대출 부실로 인한 제2금융권의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어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 중 93명이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하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간 한국은행은 ‘연내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벽돌쌓기’처럼 만드는 화폐… “5만원권 1장 완성되기까지 45일 걸려요”
- 주가 7000원 찍던 이 기업, 1년 만에 주당 139원에 유상증자... 주주들 분통터지는 사연은
- LNG선 수요 증가에… 연료 공급하는 ‘벙커링선’ 韓·中 격돌
- [재테크 레시피] 트럼프 2기 ‘킹달러’ 시대엔… “과감한 환노출 ETF”
- [HIF2024] 뇌와 세상을 연결…장애·질병 극복할 미래 기술 BCI
- [똑똑한 증여] “돌아가신 아버지 채무 6억”… 3개월 내 ‘이것’ 안 하면 빚더미
- 신익현號 LIG넥스원, 투자 속도… 생산·R&D 잇단 확장
- TSMC, 내년 역대 최대 설비투자 전망… 53조원 쏟아부어 삼성전자와 격차 벌린다
- 국민주의 배신… 삼성전자 미보유자 수익률이 보유자의 3배
- 특급호텔 멤버십 힘주는데... 한화, 객실 줄인 더플라자 유료 멤버십도 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