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해외부동산펀드 76조…최근 수익률도 0%대로 진입 [투자360]

2023. 7. 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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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해외부동산펀드가 76조원대로 불어나면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재택 근무로 높아진 오피스 공실률로 원매자를 구하기 쉽지 않은 데다 펀드 만기도 줄줄이 돌아오면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댈러스 오피스에 투자한 '미래에셋맵스 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 펀드는 만기가 내년 3월인데, 아직 원매자를 구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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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 들어 해외부동산펀드가 76조원대로 불어나면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재택 근무로 높아진 오피스 공실률로 원매자를 구하기 쉽지 않은 데다 펀드 만기도 줄줄이 돌아오면서다. 전문가는 오피스 시장도 자산별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시장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의 해외투자부동산 펀드(공모·사모) 순자산(11일 기준)은 76조250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7% 늘었다. 2014년 말 당시 순자산 총액은 7조원대를 기록했지만 2015년 꾸준히 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10배 넘게 불어난 상태다. 현재 해외 부동산 투자의 약 70%가 오피스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펀드에서도 자금이 줄줄이 빠져나가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12일까지 부동산 공모펀드에서 2265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사이 빠져나간 돈만 400억원이 넘는다. 글로벌리츠재간접 등 상품 유형을 가리지 않고 감소세다. 일부 공모펀드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 투자상품 수익률도 고전 중이다. 연초 이후 2.13%를 나타냈지만 최근 1개월 사이 0%(0.53%)대로 주저 앉았다.

문제는 해외 부동산 펀드가 시장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확산된 재택근무로 오피스 공실률은 계속 높아지면서 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해외 부동산 가치가 떨어져 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거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댈러스 오피스에 투자한 ‘미래에셋맵스 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 펀드는 만기가 내년 3월인데, 아직 원매자를 구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 내 만기가 되는 해외부동산펀드 규모는 전체 펀드 설정액의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조5000억원을 시작으로 ▷2024년 11조6000억원 ▷2025년 8조8000억원 순으로 만기가 돌아온다.

오피스 시장에 나타난 양극화 현상은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상위 10%의 오피스의 경우 오히려 임대 재고가 감소했지만 하위 10%에서 공실이 집중적으로 쏟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국내 상장된 제이알 글로벌 리츠가 보유한 맨해튼 자산의 경우, 지난 4분기 동안 공실을 꾸준히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시장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안정화, 경기침체 등 매크로 환경 변수뿐만 아니라 재택근무 추세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미국은 재택근무가 자리를 잡았다”며 “근로계약서 내용에도 재택근무일을 지정할 정도다. 우리도 부동산보다는 다른 경로로 대체투자를 적극 고민 중”라고 말했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도심 오피스의 신화 회복까지는 오랜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 디폴트 행렬에서도 일부 도시에선 수요 회복세도 포착되지만 예상보다 임대율이 빠지지 않는 자산들도 속출하고 있다”며 “지역, 자산별로 선별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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