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EV6 등 전기차 차주들 불안···“ICCU, 무상수리로 안전합니까?”[긴급진단]
“중대 결함 가능성인데 리콜 아닌 무상수리 라구요?”
현대차·기아의 일부 배터리전기차(이하 BEV)에서 발생한 ‘통합충전제어장치(ICCU·Integrated Charging Control Unit) 과전류 이슈’를 두고 완성차 시장에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그만큼 ‘ICCU’는 BEV에서 중대한 통합 전자 모듈로, 이 부분에 ‘오류’가 지속되면 주행 중 ‘학습’을 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BEV에겐 치명타일 수 있어서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ICCU에서 발생한 ‘순간 과전류’ 여부를 진단할 수 있지만 이는 즉각적인 처방이라고 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제네시스 ‘GV60’, 전동화된 ‘eGV70’, eG80 그리고 기아 ‘EV6’ 등 총 6개 차종 13만6000 여대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무상수리를 내달 8월부터 국내에서 단행한다.
■ ICCU, 어떤 문제?
먼저 국내외에서 체크된 2022년형 해당 EV들에서 주행 도중 전원장치 이상으로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동력 상실’ 가능성에 대해 국토부가 ‘중대 사안’으로 살피고 있다. 현재는 ‘리콜’을 권고하지 않았지만 추가 사례가 더해지면 다음 수순은 ‘대량 리콜’ 단계 가능성이 높다.
ICCU는 배터리 등 여러 장치들을 제어하는 모듈러 기반 통합 부품으로 BEV에서 배터리패키지 다음으로 중요하다.
특히 하부에 평평하게 깔린 배터리 패키지에 대한 충전, 효율을 제어한다. 또 차량 내 전기를 외부 220V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V2L용 저전압 직류 변환장치(Low voltage DC Converter), 12V 배터리 충전용 고전압 배터리 충전(On Board Chager) 등을 통합 제어한다. 다시 말해 EV 곳곳에 전기를 공급하는 최상위 제어 ‘헤드 모듈’이라고 보면 된다.
■ 사후처방 안전한가?
이러한 ICCU는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에 전량 공급하고 있다.
국내외 ICCU 오작동 사례를 종합해보면 저전압 직류 변환장치인 LDC와 OBC 사이에서 순간 과전류 문제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미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관련 사례가 수차례 이어진 2022년형 아이오닉5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이달엔, 미국에서 판매한 기아 ‘EV6’ 2022년형에서도 같은 이슈가 주장돼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약 안전상 문제가 드러나면 NHTSA는 현대차그룹에 동일한 ICCU를 장착한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GV60, eGV70, eG80에 대해 ‘리콜’을 요구할 수도 있다.
■ 소비자는 불안하다, 무상수리 방식 안전한 것인가
일단 현대차·기아는 해당 동력 상실 또는 급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먼저 진행한다. 또 실제 주행 도중 경고 알림이 나온 해당 차량에 대해선 점검 이후 ICCU 자체를 전면 교체해줄 계획이다.
하지만 아이오닉5, EV6 동호회 등에선 ‘대형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리콜을 안하고 무상수리로 가능하냐’는 질타가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A씨(경기도·45)는 “주행 도중 동력이 급감하는 결함 가능성이 있다면 리콜을 해야한다. 점검, S/W업데이트로 체크하고 이후에 ICCU를 교체하는 것은 사후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도 차주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카스쿱스 등 외신에 따르면 2022년식 EV6 차주들 수십 여명이 해당 동력원 상실 경험을 겪었다고 주장해 미국 결함조사국이 이를 살피고 있다.
기아가 최근 출시한 3열 전기 대형 SUV인 ‘EV9’도 이번 무상수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외로 ICCU 점검이 실제 수차례 지속되고, 문제가 이어지다 보니 신차인 ‘EV9’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는 셈이다.
한편, 현대자동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국토교통부,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전기차 특별 안전 무상점검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번 전기차 특별 안전 무상점검 서비스는 지난 2월 국토교통부 및 자동차·배터리 제작사, 관련 전문가 등이 함께 출범한 ‘안전한 전기차 이용을 위한 민관합동 TF’ 활동 일환으로 현대차·기아 포함 국내외 주요 자동차 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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