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두번째 아세안 회의…‘北 유일 참여’ ARF에서 ICBM 규탄

박진, 자카르타 도착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 보여줘야”
이틀간 北도발 대응·불법 핵미사일 자금 차단·인권문제 논의
“일방적 현상변경 반대” 입장…대만해협 관련 언급 주목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가 열릴 예정인 인도네시아 샹그리라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자카르타)=최은지 기자] 13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가 개막했다.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가운데 열리는 연쇄 다자 회의를 계기로 정부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규탄 메시지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이틀간 4개의 연쇄 다자 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14일에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지역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포럼(ARF)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된다. 정부는 ARF는 물론,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EAS) 외교장관 회의와 주요국과의 양자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규탄 목소리를 규합한다는 방침이다.

12일 아세안 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한 박진 외교부 장관은 “북한은 다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위협과 도발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 협의체인 ARF를 통해서 북한의 핵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가 더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아세안 외교무대를 계기로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북한의 전례 없는 빈도의 미사일 도발과 핵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사이버 활동과 해외 노동자를 통한 북한의 불법 핵미사일 자금을 차단하고 북한 인권 및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환기한다.

박 장관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한 내용은 물론이고, 아세안과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단합되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며 “북한이 위협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북측 수석대표는 알려지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부터 3년간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주아세안 대사 자격으로 ARF에 참석해 왔다. 지난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취임했고, 최근 북한이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 상황이 포착된 만큼 최 외무상의 참석 가능성도 열려있다. 박 장관은 “북한 측에서 누가 참석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있으면 윤석열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가 열릴 예정인 인도네시아 샹그리라 호텔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인 만큼 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자유, 번영을 위한 한국의 역할과 기여 의지를 강조한다.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규칙을 수호하는 의지를 밝히고 아세안 파트너국과의 연대와 협력 의지를 밝힌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얀마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할 방침이다. 대만해협과 관련한 언급 수위도 주목된다.

박 장관은 13일 부이 타잉 썬 베트남 외교장관과 공동으로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주재한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아세안 정책인 ‘한-아세안 연대구상’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고, 2024년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 방안과 관련해 협의한다.

이어서 열리는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외교수장이 한자리에 모인다. 중국 측 수석대표로는 건강상 이유로 친강(秦剛) 외교부장 대신 왕이(王毅)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참석한다. 최근 한중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왕 위원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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