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홍은택 대표 출범 1년…상생 경영 총력, 규제 대응은 과제
경기 위축, AI 주도권 경쟁 등 외부 환경 급변…규제 대응, 내부 시너지 강화 과제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14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상생 철학'을 강조해온 홍 대표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서비스 장애 사태를 수습하는 등 카카오식 상생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다만 카카오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규제 대응과 주가 부양 등은 풀어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카카오식 상생 주력…대규모 서비스 장애 위기 속 리더십
홍 대표는 지난해 7월 남궁훈 전 대표와 '투톱' 체제를 꾸렸다가 남궁 전 대표의 사퇴로 10월부터 단독으로 카카오를 이끌고 있다. 2012년 카카오에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으로 합류한 홍 대표는 대외협력, 인사를 비롯해 사업 부문 대표 등을 두루 거쳤다. 무엇보다도 카카오식 상생과 사회공헌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대표는 7월 각자 대표 선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카카오 공동체(계열사)가 이 사회에서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하고 그것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라고 생각한다"며 상생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ESG 부문에 주력하면서 '상생하는 카카오'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단독 대표 취임 직후인 10월 15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대규모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전례 없는 서비스 장애 속에서 신속한 복구에 주력하고 소상공인 피해 지원 방안 마련 등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연장선에서 시작한 전통시장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지원 프로젝트는 성과를 내고 있다.
소상공인과의 상생 정책은 더욱 촘촘해지고 있다.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에 참여한 카카오는 지난 5월 사업자(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연내 기존 수수료 정책을 동결하고 현재 신용카드 결제 금액에만 적용되는 소상공인 수수료 우대 정책을 카카오페이 머니, 휴대폰결제, 무통장입금 등 나머지 결제 금액에 대해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대표 취임 전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센터장을 역임하며 시작했던 '제가버치'도 순항하고 있다. 버려지는 전국 농축수산물이 더 많은 이용자를 만나 판매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올 4월 기준 누적 거래액 200억원을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 간 카카오와 계열사를 향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라는 외부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신뢰 제고와 이미지 쇄신이 카카오가 직면한 주요 과제였다"며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았던 속에서도 대규모 서비스 장애와 같은 큰 위기를 넘긴 홍 대표의 대응과 리더십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요소"라고 짚었다.
◆규제 대응, 주가 부양 과제…'각자도생' 계열사 모아 시너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도 많다. 플랫폼 규제 대응이 대표 현안 중 하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와 같은 대형 플랫폼의 독과점 문제와 규제 등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카카오 서비스 장애를 계기로 규제 당국에서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들여다보게 된 건 (카카오로서도) 적지 않은 부담일 것"이라며 "규제 당국 뿐만 아니라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뉴스 알고리즘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는 점도 리스크 요소로, 적절한 대응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주가 부양도 과제다. 최근 카카오 주가는 5만원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는 비대면(온라인) 서비스를 향한 수요가 크게 늘며 카카오 주가도 고공행진 했었다. 2년 여 전인 2021년 6월 한때 카카오 주가가 17만원을 넘어섰던 것과 최근 상황은 대비된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 한때 주가가 8만4천원이었던 것과 비교해서도 떨어졌다.
실적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는 올 1분기 매출 1조7천403억원, 영업이익 7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지만 영업익은 55%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2분기 실적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2.8% 늘지만 영업익은 20.5%가량 줄어든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개선을 위해 홍 대표는 카카오의 주력 사업인 메신저의 본질에 집중하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오픈채팅 전면 배치 등을 골자로 하는 카카오톡 개편이 대표적이다.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픈채팅 탭은 기존 뷰(view) 탭 대비 트래픽은 2배 이상 늘어났으나 아직 광고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카카오의 하반기 실적 개선은 광고 시장 회복 여부와 카카오톡 개편 성과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주도권 경쟁 속에서 카카오와 계열사 간 시너지도 홍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해외 빅테크를 중심으로 IT 기업들의 체질이 AI 기반으로 바뀌면서 향후 전략과 대응이 중요해진 시기"라며 "다양한 신사업에 발 빠르게 도전하는 것이 카카오의 DNA이자 장점인데 이를 잘 살리면서도 각자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여러 계열사들까지 함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내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구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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