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日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땐 수입금지 확대"

홍콩, 中이어 日수산물 수입 2위…작년 7000억원 수입
日정부 반발 및 국내 요식업 피해 전망에도 강경 대응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홍콩이 일본을 향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방류하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홍콩은 세계에서 일본산 수산물을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2022년 12월 일본 도쿄의 츠키지 어시장에서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다.(사진=AFP)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체친완 홍콩 환경부 장관은 이날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는 즉시 후쿠시마·도쿄·지바·이바라키·도치기·군마·미야기·니가타·나가노·사이타마 등 일본 10개 현의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체 장관은 “식품 안전 보장을 위해 일본 내 고(高)위험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다른 현의 수산물에 대한 검역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후쿠시마와 지바 등 5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제한해왔다. 이번 발표는 오염수 방류시 수입 금지 대상 지역을 확대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아울러 수입 금지 대상 품목 역시 활어뿐 아니라 냉동, 건조, 염장, 가공 또는 비가공 김 등 모든 수산물을 포함하겠다는 게 홍콩 정부의 방침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리가 지난달 말 홍콩을 방문해 당국자들을 만나 수입 금지를 확대하지 말 것을 강하게 요청했으나 홍콩 정부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홍콩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품목을 확대하면 일본 수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은 지난해 5억 3600만달러(약 6800억원)어치의 일본산 수산물을 사들여 중국 본토에 이어 일본산 수산물 수입국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중국도 후쿠시마 등 10개 현으로부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일본 내 다른 지역의 선적도 전수 검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홍콩 내부적으로도 요식업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홍콩 정부는 식품 안전을 위해선 수입 금지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대책팀을 만들어 행동계획을 강구토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