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명 돌파' 스레드 돌풍, 트위터·페이스북 대체 가능성은
가입자 급증 속 트위터 트래픽 감소…트위터 킬러?
"정치적 갈등 소지 줄인 스레드, 분절된 트위터와 달라"
"스레드와 패밀리앱 페이스북, 메타가 손 놓지 않을 것"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새 SNS '스레드'(Threads)가 출시 닷새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넘긴 데 이어 스레드 출시 이후 트위터 트래픽이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오자 스레드가 '트위터 킬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위터가 휘청이고 있지만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있고 메타의 정책 방향이 트위터와 달라 쉽게 대체되진 않을 것이라 봤다. 같은 텍스트 기반의 SNS인 페이스북 역시 메타가 스레드와 향후 차별점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Similarweb)은 지난 6일과 7일 양일 트위터의 트래픽이 전주 대비 5%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로는 11% 감소한 수치다. 스레드가 지난 5일 출시했으므로 6일과 7일 트위터 트래픽 하락 통계는 트위터의 사용자가 스레드로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트위터를 둘러싼 위기감이 안팎에서 고조되는 이유다.
가입자가 1억 명을 넘어선 '스레드'는 텍스트 기반의 소셜미디어로 한 두 문장의 '마이크로 블로깅'으로 인기를 끌었던 트위터와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 짧은 글(스레드 500자 트위터 280자)과 비디오(스레드 5분 트위터 2분20초), 사진을 올릴 수 있고 트위터처럼 게시물을 공유, 인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트위터는 메타가 트위터 직원을 고용해 지적재산권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고소를 예고하기도 했다. 메타는 엔지니어링 팀원 중 전직 트위터 직원이 없다며 부인했다.
[관련 기사 : 트위터 대항마 '스레드' 다운로드 챗GPT에 앞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스레드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트위터가 타격을 입고 있다'(The Rapid Rise of Threads Appears to Be Hurting Twitter) 기사에서 일론 머스크 인수 이후의 유료화 도입 등 트위터의 하락세를 설명했다. WSJ는 “트위터는 공신력 있는 계정에 무료로 제공하던 인증 마크(블루 체크)를 유료화했고, 무료 사용자가 조회할 수 있는 게시물에 제한을 걸었다”고 했다. 이외에도 트위터는 머스크 인수 이후 혐오성 발언, 허위정보 게시물이 늘었다는 지적 아래 광고주 상당수가 트위터를 떠난 상태다.
“메타 정책 방향 달라… 문화 다른 트위터 없어지지 않을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위터의 하락세가 만연하지만 스레드가 트위터를 대체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17년동안 이어진 트위터만의 고유한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스레드를 탈중앙형 소셜 네트워킹 프로토콜인 액티비티펍(ActivityPub)을 통해 마스토돈, 워드프레스 등 다른 앱들과 호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폐쇄성을 유지하는 트위터와 다른 노선임을 밝힌 것이다.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는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트위터는 이미 강한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고 주장이 강한 입장들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CEO 아담 모세리는 (스레드에서) 정치 뉴스에 편향적인 댓글이 있을 경우 그 뉴스를 공유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위터처럼) 분절된 커뮤니티가 아니라, 하나된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이라면 트위터 사용자가 많이 빠질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현재 트위터가 많이 망가지고 있어서 조금 빠져나갈 수는 있겠지만 메타는 트위터보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를 기반으로 해서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고 확장을 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약 20억 명에 달한다. 현실 일상을 강조하는 인스타그램과 연동해서 스레드를 가입할 수 있어 스레드는 트위터보다 익명성이 약하다는 평가다. 다중 계정 생성도 아직 불가능해 트위터처럼 부계정을 여러개 만들 수도 없다. 비즈니스 뉴스레터 커피팟을 운영하는 오세훈 대표는 통화에서 “아직까지는 스레드 분위기가 트위터와 많이 다르다”며 “트위터가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 트위터를 사용하는 충성 사용자들이 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텍스트 기반의 페이스북은? “메타가 손 놓지 않을 것”
페이스북은 어떨까. 스레드와 모회사가 같은 페이스북 역시 '텍스트' 기반의 SNS다. 스레드는 인터페이스나 사용 방식이 페이스북과도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강정수 이사는 “사실 텍스트로 대화하는 건 인스타그램 문법이 아닌 페이스북 문법이다. 인스타그램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세대보다 페이스북에 머물고 있는 중장년층이 (스레드로) 옮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페이스북 역시 스레드와 차별점이 있어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커피팟 대표는 “페이스북과 스레드는 모회사를 공유하는 메타의 패밀리앱이다. 메타가 페이스북 나름대로 성장시킬 전략을 따로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페이스북이 하락세지만 아직 가장 큰 소셜미디어 중 하나다. 여전히 기존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돌아가는 것이 활발하다. 국가별로 트래픽도 굉장히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메타가 손을 놓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정수 이사는 “성격이 다른 점이 있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는 '비대칭 연결'이다. 소위 '맞팔'이라는 것이 의무화돼 있지 않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대칭형 연결'”이라며 “대칭형 커뮤니티가 옮겨갈지 더 지켜봐야 한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은 비대칭이라는 부분에선 똑같기 때문에 스레드에서도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 스타라거나 말 잘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하나의 커뮤니티가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오세훈 대표는 “어느 정도 긴 글의 소셜미디어가 시중에 나와 있는 것은 페이스북이 거의 유일하다. 그 포지셔닝을 글로벌하게 위협할만한 플랫폼이 현재로선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입자와 '사용자'는 다르다. 가입자는 1억 명을 돌파했지만 이들이 모두 스레드의 사용자가 될지는 미지수다. 스레드는 지금의 열기를 바탕으로 소셜미디어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까. 강정수 이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파편화되는 것은 인간 사회에서 반복됐던 것인데 메타가 말하는 '하나의 광장'이 판타지에 그치지 않을까 의문”이라며 “이용자들이 나눠지기 쉬운 정치적 뉴스보다는 엔터테인먼트, 가벼운 컬쳐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커피팟 대표는 “확실히 지금 기대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트위터를 활발하게 사용하던 다른 외신들이나 미디어들도 스레드가 생기면서 대안이 확실히 생겼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인스타그램이라는 큰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성장해 가리라 보지만 메타에서 앞으로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이들의 성장 전략을 어떻게 따로 잡는지가 메타로서는 과제”라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언론재단 노조, 이사장-본부장 항명 파동에 “이게 회사냐” - 미디어오늘
- “윤 대통령, 이권카르텔 수해복구 무슨 관계냐” 묻자 국힘 답변은 - 미디어오늘
- [영상] 윤 대통령 이권카르텔과 수해복구 연계 부적절 지적에 윤재옥 “예산 낭비 줄이자는 것”
- “윤석열 정부 ‘블랙리스트 2.0 시대’, 더 은밀하고 정교해질 것” - 미디어오늘
- [아침신문 솎아보기] 윤 대통령 수해 복구에 “이권 카르텔” 거론… 한겨레 “억지” - 미디어
- ‘을지로위 저격’ 민주당 여선웅 “반기업으론 민심 못 얻어” - 미디어오늘
- 수신료 분리징수 사태 속 공영방송 역할에 냉혹한 평가 - 미디어오늘
- ‘가짜뉴스’ 대응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 첫 활동은 허위사실 유포 고발 - 미디어오늘
- 방문진 이사 “뉴스하이킥, 뉴스공장 같은 파괴적 편파방송” - 미디어오늘
- [영상] 윤재옥 "김의겸 의원 극언, 유족 아픔 그렇게 이용해야만 했나"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