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 회견장 무단난입] PBA, 쿠드롱-스롱에 경위서 제출 요구, 13일 경기운영위서 심의
PBA “신중해야 할 사안인 만큼 약간 시간 걸려”
11일 새벽 논란의 ‘기자회견장 무단난입’ 재구성
스롱이 옆으로 붙자, 쿠드롱 고개를 절래절래
PBA(프로당구협회)는 논란이 되고 있는 ‘기자회견장 무단난입’ 사태 진상파악을 위해 오는 13일 경기운영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경기운영위원회에서는 지난 11일 새벽 발생한 사태의 전모를 파악하고 이에 상응한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PBA는 이를 위해 프레드릭 쿠드롱과 스롱피아비 선수에게 12일까지 경위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PBA 장재홍 사무총장은 “쿠드롱과 스롱피아비 두 선수에게 12일까지 경위서 제출을 요청한 상태”라며 “신중해야 할 사안인 만큼 조금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쿠드롱-스롱의 경위서’는 13일 오후 3시 열릴 예정인 PBA 경기운영위원회에 제출돼 심의될 예정이다. 경기운영위원회에 쿠드롱과 스롱은 출석하지 않는다.
스롱 “내겐 고마운 사람, 삼촌이라 불러”
당시 시상식을 촬영한 동영상과 현장 기자들 얘기, PBA 관계자들의 목격담을 토대로 11일 새벽 발생한 논란의 장면을 재구성했다.
◆11일 새벽 기자회견장 무단난입 재구성
①11일 새벽 12시30분께 기념촬영. 스롱 옆걸음로 붙자, 쿠드롱 고개를 ‘절래절래’
11일 새벽 12시30분께, ‘23/23 PBA-LPBA 2차전’ 우승자 쿠드롱-스롱피아비 동반 기념촬영을 위해 나란히 섰다. 스롱이 옆걸음으로 쿠드롱과의 거리를 좁히자, 쿠드롱은 이를 쳐다본 뒤 정면을 바라봤다. 거의 동시에, 스롱은 쿠드롱을 향해 ‘가까이 하자’는 듯한 손짓을 했고, 정면을 바라보던 쿠드롱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이어 누군가에게 뭔가를 들은 듯한 스롱이 좁혔던 쿠드롱과의 거리를 다시 벌려 섰다. 이렇게 해서 사진촬영은 마무리됐다. 스롱은 “쿠드롱과 거리를 좁히려던 건 취재진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했다.
②11일 새벽1시께. 스롱 지인(팬)’ 회견장 난입. “쿠드롱이 스롱 밀쳤다”며 10분간 소동
11일 새벽 1시께. ‘쿠드롱-스롱 기념촬영’ 직후, 프레스실에서는 관례대로 우승-준우승자 인터뷰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쿠드롱은 준우승한 팀(웰컴저축은행) 동료 위마즈의 인터뷰를 지켜보다가 끝나자 회견석에 들어서려 했다.
그러던 쿠드롱을 제치고 ‘스롱피아비 팬(지인)’으로 알려진 남성이 회견장에 난입했다. PBA 직원들이 제지했으나 그 남성은 “쿠드롱과 합의됐다”면서 큰 소리로 얘기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스롱의 매니저, 사진작가’라고 소개한 뒤 10분 가까이 쿠드롱을 비난했다.
그는 “조금 전 기념촬영 때 쿠드롱이 손짓으로 스롱을 밀쳤다. 이는 중계영상 등 동영상으로 촬영돼 있어 보시면 안다”며 “스롱이 시상식 후 호텔로 가는 차 안에서 ‘삼촌(해당 남성을 지칭), 마음이 아프다’며 울었다”고 했다.
그는 계속해서 격앙된 목소리로 “PBA에 와서 우승 많이 했다고, 당구 좀 잘 친다고 그러면 안된다”고 쿠드롱을 비난했다. 그 사이 회견석에 앉아 인터뷰를 대기하던 쿠드롱은 화난 표정으로 프레스실을 나갔다.
③화난 쿠드롱 기자회견장 빠져나가…새벽 2시 넘어 PBA, 기자회견 무산 선언
스롱피아비 지인은 기자들이 “문제가 있다면 PBA에 정식 항의하면 될 것이지, (이런 상황은) 예의가 아니다”며 거세게 항의하자 그제서야 프레스실을 황급히 빠져나갔다.
프레스실을 나간 쿠드롱은 새벽2시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PBA측은 기자들에게 좀더 기다려줄 것을 요청하고 쿠드롱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PBA 측은 결국 기자들에게 ‘회견 무산’ 통보를 해야했다.
그 사이 기자들은 ‘쿠드롱-스롱 기념촬영’ 당시 촬영본을 확인했으나, 스롱피아비 지인이 주장하던 ‘쿠드롱이 밀친’ 정황은 발견할 수 없었다. 둘 사이 ‘간격’도 이전 대회 우숭-준우승자 동반 촬영 사진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④ 나는 “스롱 매니저이자 사진작가”… 스롱 “고마운 사람, 호칭은 삼촌”
해당 남성의 주장에서도 사실과 다른 점이 발견됐다. 그는 “쿠드롱과 합의했다”고 했으나 PBA 관계자 목격담에 따르면 쿠드롱과 ‘합의’가 아닌 ‘언쟁’을 벌였다는 것. 그가 기념촬영 직후 대회장에 남아있던 쿠드롱에게 다가가 불만을 토로하자, 쿠드롱이 이를 불편해하며 상대의 어깨를 슬쩍 밀쳤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자신을 ‘스롱피아비 매니저, 사진작가’라고 밝혔다. 기자들에 따르면 그는 몇 달 전부터 스롱피아비와 함께 대회 현장에 나타났다.
스롱은 해당 남성이 자신의 경기 및 봉사활동에 동행해 사진촬영해주는 “고마운 사람”이며, 호칭은 ‘삼촌’이라고 했다.
그 ‘삼촌’은 이날 기자회견장은 물론, 결승전 직후 치러진 시상식에서도 기자들과 함께 사진촬영에 참여했다. 또한 지난해 12월부터 스롱피아비 경기와 캄보디아 봉사활동 등에 동행했다고 한다.
스롱피아비 재단, 팀리그 소속팀, 에이전시 측은 해당 남성에 대해 “저희 측 관계자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상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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