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반기] ③ 끊이지 않은 이슈…WBC 음주 파문에 SSG 2군 폭행까지
문동주 국내 투수 첫 160㎞ 광속구…한미일 500세이브 오승환의 '선발 등판'
각종 사고·일탈에도 떠나지 않은 야구팬…전반기에만 관중 430만명 돌파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올해 프로야구 전반기엔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슈가 끊이질 않았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 실패 여파와 대표팀 선수들의 대회 기간 유흥주점 출입, 전례를 찾기 힘든 구단 단장의 뒷돈 요구까지 각종 사건으로 얼룩졌다.
2023 프로야구의 분위기는 개막 전부터 무거웠다.
각 팀 핵심 선수들이 주축이 된 야구대표팀은 WBC 본선 1라운드에서 호주, 일본에 연이어 패하며 고개를 숙인 채 귀국했다.
여기에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이 포수 박동원(LG 트윈스)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조율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분위기는 더 암울해졌다.
KIA는 개막을 사흘 앞두고 장정석 전 단장을 해임 조처했다.
이에 앞서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선발 자원 서준원은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를 저질러 충격을 안겼다.
롯데는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서준원을 즉각 방출했다.
4월엔 LG 트윈스의 외야를 책임졌던 이천웅이 인터넷 불법 도박에 연루된 것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WBC 출전 선수들의 대회 기간 음주 파문은 대회가 끝난 뒤 두 달가량이 지난 5월 30일에 알려졌다.
일부 대표 선수가 WBC 기간 개최지인 일본 도쿄의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셨다는 의혹이 일었고, 이틀 만에 김광현(SSG 랜더스), 정철원(두산 베어스), 이용찬(NC 다이노스)이 음주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조사를 거쳐 김광현에게 사회봉사 80시간과 제재금 500만원, 이용찬과 정철원은 사회봉사 40시간과 제재금 3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여종업원 동석과 경기 당일 새벽까지 음주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고, 출전 정지 처분 등 중징계는 내려지지 않았다.
학교 폭력 혐의로 기소됐던 두산의 오른손 투수 이영하는 무죄 판결을 받고 KBO리그에 복귀했다.
2021년 학교 폭력 논란에 휘말린 뒤 지난해 8월 특수 폭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야구장 밖에서 법정 싸움을 벌여왔던 이영하는 무죄 선고를 받은 5월 31일 두산과 재계약한 뒤 곧바로 유니폼을 입었다.
잠잠하던 프로야구는 이달 11일 SSG 2군 선수단 내부에서 폭력 사건이 벌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실망을 안겼다.
SSG A 선수는 이달 초 2군 연습장인 인천 강화 SSG 퓨처스파크에서 신인 선수 B가 건방지게 굴었다며 후배들을 불러 모은 뒤 얼차려를 가했고, 또 다른 선수 C가 선수 B를 방망이로 때렸다.
C의 폭행 후 단체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은 D는 또 후배들에게 집단 얼차려를 이어갔다.
마치 과거 군대처럼 단체 가혹행위에 추가 가해가 개별적·집단으로 이어진 것이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관련자에게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각종 범죄와 사건·사고, 일탈행위에도 야구팬들은 용서와 격려, 응원을 이어갔다.
프로야구는 전반기에만 430만 명 이상의 관중을 끌어모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인기를 회복했다.
예상을 깬 인기는 전력 평준화에 따른 치열한 중위권 싸움 덕분으로, 이에 따라 유독 외국인 조기 교체가 많이 발생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30명의 외국인 선수 중 9명이 전반기에 짐을 쌌다.
빈자리를 메우려는 트레이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삼성 라이온즈는 4월 27일 내야수 이원석과 내년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키움 히어로즈에 넘기고 불펜 김태훈을 영입했고, 5월 19일엔 k wiz가 투수 심재민을 내주고 롯데에서 뛰던 내야수 이호연과 계약했다.
5월 25일엔 SSG가 투수 김정우를 보내고 두산 외야수 강진성을 영입했고, 7월 5일엔 삼성과 KIA가 포수 김태군과 내야수 류지혁을 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지난 시즌엔 모두 6차례 트레이드가 이뤄졌지만, 올해엔 전반기에 벌써 4차례 트레이드가 나왔다.
화젯거리도 많았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꼽히는 삼성 오승환은 올 시즌 초반 부진을 겪자 5월 3일 키움과 홈 경기에서 컨디션 조절 차 선발 등판해 이목을 끌었다. 오승환이 선발로 나선 건 프로 데뷔 후 처음이었다.
오승환은 6월 6일 한미일 프로야구 통산 500세이브 대기록을 달성했다.
한화 이글스의 2년 차 영건 문동주는 4월 12일 KIA와 방문 경기 1회에 시속 160.1㎞의 강속구를 던졌다.
한국 선수가 160㎞대 공을 던진 건 프로야구 처음이며 외국인 선수를 합하더라도 세 번째다.
프로야구 각 팀의 독특한 색깔도 화제를 모았다. LG는 시즌 초반 염경엽 신임 감독의 지휘하에 거침없이 도루를 시도하는 '발야구'를 펼쳐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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