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반란 직후 CIA 통화 사실 인정…"우크라 문제 논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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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해외 정보기관 수장이 지난달 바그너그룹 반란 직후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장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동안 러시아는 현 점령 상황에서의 종전 협상을 제시해 왔고, 우크라이나는 평화 협상을 위해선 러시아군의 완전한 철수가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달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영토의 6분의 1 이상을 점령한 상황을 동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시점에선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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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협상' 가능성 언급도…우크라 "러, 전쟁서 지고 있으면서 상황 인식 못해"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러시아의 해외 정보기관 수장이 지난달 바그너그룹 반란 직후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장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대부분의 대화는 반란 사태가 아닌 우크라이나 문제에 할애됐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을 인용해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이 지난달 말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번스 국장이 반란 사태가 마무리된 뒤 나리시킨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나리시킨 국장은 번스 국장이 지난달 24일 벌어진 무장 반란 '사건'을 언급했다고 확인하면서도, 약 한 시간 동안 이어진 대부분의 통화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하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CIA는 나리시킨 국장의 발언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다른 국가가 자국을 대신해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놓고 협상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고, 미국은 이 같은 입장을 지지해왔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번스 국장과 나리시킨 국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양국 관계가 1962년 쿠바 미사일 사태 이후 최악으로 빠져든 와중에도 소통 채널을 유지해왔다.
나리시킨 국장은 또 타스 통신에 전쟁에 대한 협상이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번스 국장과의 대화 중 나온 것인지에 대해서는 타스 통신이 명시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나리시킨 국장은 "무력 충돌을 포함한 모든 갈등이 협상을 통해 끝나기 때문에 협상이 조만간 가능하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협상을 위한 조건은 여전히 무르익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반발했다. 그동안 러시아는 현 점령 상황에서의 종전 협상을 제시해 왔고, 우크라이나는 평화 협상을 위해선 러시아군의 완전한 철수가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로이터에 "나리시킨 같은 사람은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에 대한 영향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러시아는 전쟁에서 지고 있다"며 "나리시킨 국장 같은 러시아 엘리트들이 상황을 완전히 부적절하게 인식하고 있기에 그들과 이야기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달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영토의 6분의 1 이상을 점령한 상황을 동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시점에선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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