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법인차 타고 의정 활동…‘정치자금법’ 수사
[KBS 창원] [앵커]
한 의령군의원이 배우자의 업무용 법인 차량을 의정 활동에 사용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2년 가까이 공짜로 법인차를 제공 받은 해당 의원은 의정활동 과정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의령 군의회 주차장, 한 여성이 승용차 운전석에 오릅니다.
의령군의회 국민의힘 3선 김봉남 의원입니다.
김 의원이 수시로 타고 다닌 이 전기차는 한 폐기물 처리업체가 5천여 만 원에 산 법인 차량입니다.
[지역 주민 : "자주 탔죠. 의회에다 질의를 했어요. 의원님들이 법인 차도 타도 되느냐고.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자기네들도 처음에는."]
선관위는 이달 초 법인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의정활동에 사용한 김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국내외 법인은 법인 자금으로 정치 자금을 기부할 수 없도록 한 '기부제한' 조항을 위반했다는 겁니다.
김 의원이 법인차를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기간은 약 2년.
차량 렌트비를 기준으로 추산한 기부 자금은 3백 만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의원에게 법인차를 제공한 회사는 김 의원의 배우자 A씨가 실제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2021년 기준, 배우자 A씨가 49%, 김 의원 친동생이 40%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부터 의령군 한 민간 묘역에 폐기물을 불법 성토했다는 혐의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 초 의령군의회는 해당 폐기물 업체에 대한 의령군의 처분에 의혹을 제기하며 행정사무조사를 추진했습니다.
당시 김 의원은 행정사무조사에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김봉남/의령군의원 : "행정사무감사 조사에 관한 조례가 왜 있겠습니까? (뭔가 찔리는 게 있으신가 보네요?) 없습니다."]
KBS는 김 의원에게 법인차를 제공 받은 경위를 물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김봉남/의령군의원 : "(의원님 정치자금법 위반 지금 수사받고 있으신 걸로 아는데요?) 뭐합니까, 빨리 안 가고…."]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선관위 고발장을 토대로 김 의원과 배우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영상편집:김도원
김소영 기자 (kantap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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