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적 열세에도 내려앉기 대신 ‘압박’…김기동의 ‘지략’과 포항의 ‘힘’이 만들어낸 원정 승점[SS현장]

박준범 2023. 7. 1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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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골 실점하더라도 앞선에서부터 수비하자고 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 수원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하창래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딛고 1-1 무승부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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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제카(가운데) 가 12일 수원전에서 동점골을 넣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수원=박준범기자] “2~3골 실점하더라도 앞선에서부터 수비하자고 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 수원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하창래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딛고 1-1 무승부를 거뒀다. 원정에서 그것도 한 명이 적은 상황에서 따낸 승점 1은 소중할 수밖에 없다.

21라운드 울산 현대와 ‘동해안 더비’의 여파는 항상 있다. 더욱이 포항은 울산에 0-1로 패했다. 김 감독도 경기 전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수원이 우리를 힘들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동 감독.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 감독의 말대로 수원은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는 동시에 측면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포항은 고영준, 김승대, 백성동 등이 공간을 창출하는 움직임이 뛰어나다. 여기에 측면 수비수인 박승욱과 완델손의 오버래핑도 나쁘지 않다. 다만 이날은 포항의 측면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수원은 공을 차단한 뒤 고승범과 카즈키가 빠르게 전방으로 공격을 전개, 그 효과를 봤다. 전반 초반 김주찬의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 그리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전진우의 두 차례 슛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렇게 맞은 후반 11분 변수가 찾아왔다. 카즈키의 전진 패스를 받은 전진우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전진우가 하창래와 경합했다. 주심은 처음에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으나 비디오 판독(VAR) 끝에 하창래의 파울을 선언, 퇴장 명령을 내렸다. 결국 수원은 이 프리킥을 뮬리치가 성공시켜 리드를 따냈다. 포항은 하창래의 공백으로 인한 수적 열세, 선제 실점까지 악재가 모두 연결됐다.

포항 오베르단(왼쪽).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 감독은 수비수 박찬용을 후방에 두고, 김인성을 투입해 그의 스피드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포항은 수비 라인을 내리지 않고 압박과 전진을 시도했고, 이는 통했다. 수원은 후반 중반 이후 패스 미스를 남발하며 볼 소유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김)승대에게 일방적으로 내려서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다. (김)인성이를 투입하면서 승대와 함께 속도 있는 양 측면을 살리려 했다. 타이밍을 보면서 계속해서 전방 압박하자고 했다. 이러한 부분이 수원을 당황하게 한 것 같다. 뮬리치를 활용한 전개에서 세컨드 볼을 활동량이 많은 오베르단이 따내고 한찬희가 공을 측면으로 뿌리는 것이 잘 통했다고 본다. 2~3골 실점하더라도 앞에서부터 수비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결국 후반 34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찬용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제카가 침착하게 마무리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에도 수원보다 포항이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여러 악재 속 연패 위기에서 포항은 김 감독의 ‘지략’과 무너지지 않는 힘으로 소중한 승점 1을 따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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