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멜로니 27일 미국서 정상회담…중국 견제 주요 의제 되나

이탈리아, 중국 일대일로 탈퇴 가능성
멜로니 “우크라이나 재건 문제 초점”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오른쪽) 이탈리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나란히 서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백악관이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오는 27일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국 견제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를 맞이해 양국 간의 강력한 관계를 재확인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멜로니 총리도 이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워싱턴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것”이라고 확인했다. 멜로니 총리의 워싱턴 공식 방문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처음이다.

일각에선 멜로니 총리가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탈리아는 주세페 콘테 총리 시절인 2019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에너지·항만·항공우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자 멜로니 총리는 일대일로 사업 탈퇴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서방이 첨단 반도체와 핵심 광물 관련 공급망에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이른바 ‘디리스킹’에 나선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 4월 EU 회원국들이 총 430억유로(약 62조원)를 투입해 EU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반도체법 시행에 합의하고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추진하자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사업 철회 쪽으로 기울었다는 시각이 다수다.

다만 멜로니 총리는 이날 이탈리아가 내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재건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 문제도 G7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라며 “많은 이주민이 아프리카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들어오려고 하는데, 이를 막으려면 아프리카 국가에 더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