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세계는 정부·기업 원팀 경쟁… 주도권 잃으면 회복 못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기업의 경쟁력 만으로는 싸워서 쉽지 않은 시대가 왔다. 정부와 민간이 원팀으로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12일 오후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국가들이 (정부가 개입하는) 그런 형태로 가고 있다. 경쟁이 2인 3각 게임으로 달라졌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부는 정책을 만들테니 기업은 따라오라는 과거 형태로는 쉽지 않다”라며 “정부와 기업의 목표와 행위는 조금씩 다르지만 계속해서 만나고 얘기해야 한다. 한번 주도권을 잃으면 회복을 못한다. 주도권을 잃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지난 12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최 회장은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장이라는 관점에서 중국 시장을 다 잃어버리거나 급격히 (실적이) 떨어지면 우리 경제가 상당히 큰 타격을 입고 내부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그건 가장 조심해야 하고 (중국은) 놓치는 게 아니라 (향후 회복 시점을 노릴 수 있도록)잘 관리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적다고 생각하는데, 코로나 때 닫히고 (실적이)내려가 있던 게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한번에 팍 하고 올라 갈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가 너무 컸다”라며 “중국은 각 성마다 모두 다르고 결국 시장을 알려면 지방을 쪼개는 수 밖에 없다. 옛날처럼 물건만 잘 만들면 팔릴거야라는 생각은 위험한 경제 모델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오는 11월에 한중 고위급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한 만큼 중국에 대한 공부와 협력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코로나 이후 옛날처럼 시장이 하나가 되면 좋은데 미중 갈등 등 여러가지 이유로 쪼개지면서 비용 대비 경제적 낙수효과가 많지 않다”라며 “다만, 시간이 흘러, 쪼개진 것이 회복되면 (중국 시장도) 어느정도 괜찮아 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위험 요인도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반도체는 상승기와 하락기가 있는데, 지금이 하락기이니 상승기가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다만, 사이클이 옛날보다는 빨라졌다고 진단했는데, 문제는 상승과 하락의 진폭이 커지면서 사업을 관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중국 등 경영 환경의 변수가 많고 우리한테 건강해 보이지 않는 신호들이 나오지만 마냥 수렁으로 넘어 가는 것은 아니고 올라가는 흐름이 오고 있다”라며 “(반도체 회복 시기는)2년, 3년 뒤는 아니고 6개월 뒤냐 1년 뒤냐 이런 정도의 문제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규제와 관련해서 최 회장은 “세상에 나쁜 규제는 없다. 다만, 옛날에는 필요했는데 지금은 효과가 떨어진 규제들이 있고 이런 것을 바꾸려고 하는데 솔직히 쉽지 않다”라며 “저출산, 균형발전, 환경, 에너지, 청년일자리 등 여러 사회 문제들이 존재하는데 메가샌드박스에 이러한 변수를 넣고 어떤 규제를 바꾸거나 움직여야 효과가 있을지,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더 큰 규모의 실험을 계속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과 관련해서도 정상화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전경련이 잘 됐으면 좋겠다. 잘 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지원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전경련 회장단을 10여 년간 했는데, 대한상의와 전경련은 경쟁 보다 역할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