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글로벌 시장 블록화...엑스포로 새 기회 만들어야”

조정형 2023. 7. 1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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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이 경기 불황 해법 중 하나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제시했다. 미·중 무역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며 글로벌 시장 블록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신시장 개척의 기회라는 시각이다.

최 회장은 12일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 열린 '제46회 제주포럼' 개막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커다란 시장뿐만 아니라 새로운 지역과 기술에서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인들에게 부산 엑스포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날 최 회장과의 대화는 갈수록 심화하는 세계열강들의 보호무역주의와 우리 기업의 대응, 반도체 시장 등 향후 경제 전망에 주제가 쏠렸다. 최 회장은 헤게모니 갈등으로 글로벌 시장이 점차 쪼개져 블록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그럴수록 우리 기업에 부산엑스포 당위성은 더욱 커진다고 역설했다. 부산엑스포를 통해 신흥국들이 가지고 있는 난제를 우리 기술로 해결하고, 이를 통해 기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경제학자가 아니다 보니 전망은 어렵다. 전망보다는 시장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도 “지금은 더 나빠지지 않고 유지하며 흘러가는 상황으로 다시 상승하는 시점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2~3년의 얘기가 아니라 6개월 1년 사이에 벌어질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도 바닥을 찍었다는 데에 공감대를 표했다. 지금 위기 상황에 대해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라며 반도체 시장 사이클에 따라 회복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반도체 사이클이 과거보다 빨라지고 있고 그 진폭도 커지고 있다는 점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요감소와 불경기 상황에 대해서도 “당연한 일”이라며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팬데믹 당시 가전과 SW 등 모든 부분이 수요가 폭발했고, 지금 앤데믹 시대에선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없다는 불만도 기대가 컸던 부분이 있다. 내려갔던 것이 한 번에 확 올라오기는 힘든 법”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다만, 미중 갈등 등 대규모 시장이 분리되고 현지 규제 이슈가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미국과 중국이 점차 기업과 시장에 개입하는 정도가 커지고 있다. 이런 추세가 다른 열강들로 퍼져가면서 글로벌 비즈니스 게임 룰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물건만 잘 만들면 팔리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제는 제품을 어느 국가에서 만들었는지를 따지는 곳도 생기고 있다”라며 “기업 경쟁력도 키워야 하지만, 정부 역시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정부와 민간 원팀 체제가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해법으로는 신시장, 신비즈니스를 제시했다. 그리고 그 시발점이 부산엑스포 유치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엑스포 유치 활동과 관련 '믈을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하라'라는 의미의 '음수사원(飮水思源)'의 가치를 강조했다. 최 회장이 최근 들어 엑스포 관련 자주 쓰는 표현이다. 그는 “제가 지금 마시는 물은 누군가 먼저 우물을 파주었기 때문이다. 저 또한 언젠가는 우물을 파야 할 것이고,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 때 해야 하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같은 의미로 “대한민국이 최빈국에서 70여 년 만에 OECD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만큼 이제는 과거의 원조를 다른 국가들에 베풀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라며 “이런 아젠다를 함께 다룰 수 있는 가장 큰 공간으로 엑스포만큼 좋은 것은 없다”라고 확신했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를 통해 대한민국의 세계 인류의 난제를 풀어나갈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환경과 인공지능(AI) 지금과는 새로운 분야와 기술로 지구촌 수많은 국가를 만나며 더 많은 시장의 문호를 열 때 경제불황의 탈출구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를 향해서도 선제적인 정책 지원을 당부했다.

최 회장은 “기업과 정부가 지금보다 더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단순히 규제개혁과 지원의 문제를 넘어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목적을 두고 논의해야 한다”라며 “아직은 문제가 생겼으니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사후약방문 느낌이 있다. 이보다는 문제를 먼저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라고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최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한국경제인협회'로의 기관명 변경 등 혁신작업과 4대그룹 재가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전경련이 새롭게 잘 해주길 바란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할 것이다”라며 “지금 어려운 상황에 전경련과 대한상의가 동반자로서 서로의 역할을 잘 해내고 시너지가 나오기 바란다”라고 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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