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기업 혼자서는 못 이겨.. 정부와 '2인 3각' 펼쳐야"

파이낸셜뉴스 2023. 7.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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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쪼개지고 미중 간 갈등이 불거지며 정부가 기업 경쟁력 자체에 개입하는 일들이 생겼다. 이제는 저희(기업) 만으로 이길 수 없는 게임이 됐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2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46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과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중국이 커지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시장이 쪼개지고 미중 갈등이 불거지며 결국 정부가 기업 경쟁력 자체에 개입하는 일들이 생겨났다"며 "프랑스와 독일, 일본도 중국과 같은 형태로 전환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기업 혼자만의 경쟁력으로 싸워서는 (이기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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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2일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46회 제주포럼'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제주(서귀포시)=김동호 기자】 "시장이 쪼개지고 미중 간 갈등이 불거지며 정부가 기업 경쟁력 자체에 개입하는 일들이 생겼다. 이제는 저희(기업) 만으로 이길 수 없는 게임이 됐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2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46회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과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기업을 도와주는 '2인 3각 경쟁시대'로의 전환을 알린 것이다.
미·중 갈등 '민관 원팀'이 해법

그는 과거 기업들이 하나의 시장을 두고 프리마켓 형태로 경쟁을 펼쳐왔지만, 단 한 군데 플레이가 달랐던 곳이 중국이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전략적 자산을 키우기 위해 많은 것들을 관여하고 기업들을 지원해 왔다.

최 회장은 "중국이 커지고 미국이 반발하면서 시장이 쪼개지고 미중 갈등이 불거지며 결국 정부가 기업 경쟁력 자체에 개입하는 일들이 생겨났다"며 "프랑스와 독일, 일본도 중국과 같은 형태로 전환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기업 혼자만의 경쟁력으로 싸워서는 (이기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 대중국 사업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중국을 대체할 곳을 찾을 수도 없고, 대체도 불가능한 시장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SK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 회장은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위기 대응과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 검토를 주문하며 해외 투자 전략 변화를 암시한 바 있다.

그는 "한번 없어진 주도권은 잘 회복되지 않는 만큼,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건 잃지 말고 끌고 나가야 한다. 대표적인 게 디스플레이 산업"이라며 "환경이나 AI 등으로 경쟁 분야를 바꿀 필요도 있고, 정부와 기업이 원팀을 구성해 대응 전략을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오는 11월에 한중 고위급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 전후로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한 만큼 중국에 대한 공부와 협력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코로나 이후 미중 갈등 등 여러가지 이유로 시장이 쪼개지면서 비용 대비 경제적 낙수효과가 많지 않다”라며 "다만, 시간이 흘러, 쪼개진 것이 회복되면 (중국 시장도) 어느정도 괜찮아 질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또 기업 혼자 살아남기 힘든 환경인 만큼, 정부와 기업 간의 '소통'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무엇을 미리 투자하고 미리 움직여야 하느냐로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데, 사전적인 전략을 짜는 게 부족하고 오히려 문제가 터지면 사후 약방문이 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서로 목적이 달라도 많이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2일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46회 제주포럼' 개막사에서 "외국에서는 다리가 부러졌다는 건 행운을 빈다는 숨은 의미가 있다"며 "해외를 돌아다니며 엑스포 (유치)때 많이 써먹었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엑스포는 영토확장" 부산엑스포 강한 열망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도 최근 3주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해외출장을 다녀온 최 회장은, 엑스포를 '영토 확장'에 빗대며 유치에 대한 당위성도 재차 강조했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는 단순히 테크놀로지를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며 "잘게 쪼개진 작은 시장을 차곡차곡 모아야 하는 시대에서, 문제 해결 플랫폼 '웨이브'를 통해 작은 나라들을 공부하고 관계를 맺어간다면 결국 시장을 장악하고 영토를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처럼 (작은 나라들을) 열심히 돌아다니고 설명하면 소중한 자산이 되고 (유치전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에 대한 질문에는 긍정적인 답을 내놨다.

그는 "전경련 회장단에 10여년을 있었던 만큼 잘 되기를 기대하고,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가능하면 시너지를 많이 내서 지금의 어려운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데 필요한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최 회장은 "코로나와 미중 갈등 등으로 반도체 사이클이 빨라지고 진폭이 커지며 사업을 매니징 하는 게 너무 어려워졌다"면서도 "진폭이 강해진다 해도 업사이클로 올라가는 흐름인 만큼 6개월 뒤냐 1년 뒤냐 정도의 문제로 보인다"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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