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닭? 마음 속엔 고요한…” KIA 29세 베네수엘라 특급은 평화왕, 이중키킹 못 하면 어쩌나[MD광주]

2023. 7. 1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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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내 마음 속엔 고요한 평화가 있다.”

KIA 새 외국인투수 마리오 산체스(29)는 9일 KT와의 KBO리그 데뷔전서 KT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두 차례 어필을 받았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탈삼진을 10개나 잡아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스쿼트 견제, 이중 키킹, 극단적 1루 투구판 밟고 투구하기 등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만의 개성을 확실하게 뽐냈다.

김종국 감독은 그런 산체스를 두고 “싸움닭 같다”라고 했다. 확실히 ‘쌘캐’의 느낌이 있다. 어쩐지 ‘마리오스러운’ 얼굴과도 매치가 잘 된다. 강렬했다. 후반기에 양현종, 돌아온 토마스 파노니와 함께 핵심 선발투수로 뛰어야 한다. 상대에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 건 고무적이다.

그런데 산체스에겐 반전 매력이 있었다. 12일 광주 삼성전을 앞둔 그는 온순한 모습이었다. 인터뷰도 차분하게 임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데 영어도 꽤 잘 한다. 그는 싸움닭 코멘트에 대해 “게임 중에는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철저히 내 플레이에 집중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정반대로 내 마음 속엔 고요한 평화가 있다”라고 했다.

광주에서 팬들을 만나면 온순한 산체스를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산체스는 “내 일상생활을 보면 친근하게 느낄 것이다. 거리에서 만나도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 내 격이 그렇다. 훈련과 게임은 적극적으로, 열정적으로 하지만, 경기장 밖에선 다르다. 모든 선수가 그렇지 않을까”라고 했다.


아무래도 궁금한 건 이중키킹이다. KT전 당시 심판진은 매 타자에게 똑 같이 이중 키킹으로 투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규의 투구로 인정할 수 없다고 산체스에게 통보했다. 산체스는 앞으로 이중 키킹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약간의 불안감도 있다.

그는 “심판진이 그 모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동일한 투구 폼을 모든 피칭마다 가져가야 하는데, 그걸 하고 싶으면 처음부터 그렇게 하라고 하더라. 나는 이중키킹을 오래 전부터 사용했다. 솔직히 말하면 못하게 하면 내 피칭 스타일이 어떻게 바뀔지 확신 못할 것 같다. 별 다른 영향을 주지 않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이중 키킹은 타자들과의 타이밍 싸움에서 변칙을 주기 위한 목적이다. 그걸 안 하면 산체스로선 무기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 부분은 후반기 첫 등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제구가 좋고, 스쿼트 견제도 있고, 1루쪽 투구판을 아주 살짝 밟으면서 누리는 효과가 확실해 쉽게 무너질 유형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산체스는 “투수판 밟는 위치를 조정한 건 작년 초부터였다. 처음부터 그렇게 밟은 건 아니었다. 조금씩 움직여가면서 그렇게 됐다. 떨어지는 공을 시험하다 그랬다. 좌타자를 공략하기 위해 변화를 주다가 그렇게 됐다. 스위퍼를 좀 더 위력적으로 던질 수 있게 됐다. 물론 전반적으로 내 구종들이 괜찮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사실상 투수 입장에서 투구판 왼쪽에서 투구하는 수준이라 우타자 상대 바깥쪽 슬라이더가 다른 우투수의 그것보다 훨씬 멀어보이는 효과가 있다. 슬라이더, 스위퍼가 더 예리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산체스는 한발 더 나아가 좌타자 상대로도 체인지업이나 스위퍼를 구사할 때 더 멀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산체스는 “내 강점은 강한 피칭보다 제구력을 앞세워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것이다. 물론 구속을 올리고 싶은 희망은 있다. 그러나 그것만 초점을 두는 게 아니라 제구력을 유지하면서 구속도 올리는데 중점을 두고 싶다”라고 했다.

KBO에 대한 적응에 자신감을 보였다. 산체스는 “한국과 미국 타자들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KBO 타자들도 지능적이고, 또 세게 치는 경우가 많다. 나라마다 눈에 띌만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야구 자체는 비슷하다. KBO 공인구도 미국에서 쓰던 공과 비슷하다. 대만에서 사용한 공이 너무 부드러워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KBO 공은 미국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어렵지 않다”라고 했다.

[산체스.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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