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거칠고 불안, 민주당 무능‧부패…선거 우리가 주도할 것”
“2027년엔 우리가 국정 운영…목표는 중도층 아닌 국민 전체”
“안철수 등 기존 제3지대, ‘이렇게 하면 망한다’ 보여줘”
(시사저널=구민주·김종일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장 먼저 '한국의희망'이라는 이름의 신당 깃발을 들어 올린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총선은 거대 양당이 아닌 우리가 주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나쁜 정치에서 좋은 정치로, 낡은 정치에서 과학 정치로 건너가는 데 '희망의 다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정치는 실망과 혐오, 환멸만 가득하다. 정당은 이합집산하고 정치인은 질이 낮아졌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거칠고 불안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안정당으로서의 모습은커녕 무능하고 부패하기까지 하다. 이를 보는 국민들은 홧병이 났다"며 "정치가 다시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걸 제가 증명해내겠다"고 단언했다.
양 의원은 신당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하는 이들을 향해서도 "역사는 항상 돈키호테들의 무모한 도전에서 시작됐다"며 의연함을 내비쳤다. 그는 "안철수 등 그동안 제3지대를 거쳐 온 분들을 통해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는 걸 배웠다"며 "얼마나 새롭고 차별화된 모습으로 성공해내는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중도‧무당층만이 아닌 국민 전체를 목표로 삼고, 내년 총선서 교두보를 마련한 뒤 2027년 국정 운영을 가능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6월26일 발표한 창당 선언문 속 '건너가자'는 키워드가 유독 눈에 띄었다. 어떤 의미인가.
"지금 대한민국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한계에서 나타나는 온갖 사회 병폐들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 분열과 부패, 진영 갈등과 포퓰리즘이 극심하다. 그 중 정치는 가장 심각한 상태다. 지금 정치는 수명을 다 했다. 서둘러 나쁜 정치에서 좋은 정치로, 낡은 정치에서 과학 정치로, 그리고 특권 정치에서 생활 정치로 이젠 '건너가야' 한다. 그래서 이 표현을 사용했다. 우리 한국의희망 당 로고도 희망으로 건너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창당을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100명 중 거의 100명이 제가 국민의힘으로 가서 수도권에 출마할 거라고 예상했다. 물론 그 길이 제 개인에겐 더 쉽고 좋았을 순 있다. 하지만 미래 세대에게 희망의 기회를 주는 게 제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죽기 전에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까 싶었다. 수십 년 전 받은 천원짜리 (삼성) 우리사주가 300만원이 되면서, 항상 이걸 후배들을 위해 써야겠다고 생각해왔는데 지금 그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 창당하는 데 1원도 받지 않았다. 미래세대가 희망으로 건너가는 데 기꺼이 다리가 되어주고 싶다."
한국의희망이 원내에 진출하고 나아가 제1당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대외적으로는 기술적 우위에 선 미래지향적인 선도국가가 될 것이다. 국가가 자유로우려면 결국 기술 패권이 우리에게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 정치'를 강조한 것이다. 과학 정치가 자리잡으면 대내적으로도 서로 선동하고 분노를 조장하며 반사이익을 누리는 정치는 발 붙이지 못할 것이다. 포퓰리즘과 선동이 아닌, 정량적 근거에 따른 논리로 국민을 설명하고 설득할 것이다. 지금의 '돈 봉투' 부정부패나 온갖 비효율이 과학정치 안에선 싹 사라진다."
이를 위해 현재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하고 있나.
"지금 양당은 구성원들의 질이 너무 낮다. 정당이 정치인들을 육성하지 않고, 정치인 스스로 공부하는 시스템도 부재하다. 우리는 체계적인 정치스쿨을 만들고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을 하나하나 정치 지도자로 교육해 내보이려 한다. 이미 커리큘럼은 다 마련했고, 오는 9월부터 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러한 계획을 세운 정당은 우리가 유일할 것이다."
지금의 한국 정당을 향해 최근 "대통령 제조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어떤 의미였나.
"비슷한 맥락이다. 정당이 정치 지도자를 제대로 키워 배출해내지 못하니 자꾸만 후보를 어디서 빌려와 내놓고, 그 후보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한다. 지금 국민의힘도 대통령 후보가 없으니 윤석열 대통령을 빌려온 것 아닌가. 그렇게 정권을 잡으니 대통령과 대통령실, 정부와 여당이 전부 엇박자를 내지 않나. 그 속에서 국민은 계속 불안해지고, 야당은 이 불안을 선동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모습들을 보고 정당들을 향해 '대통령 제조기'라고 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윤 대통령이 설정한 방향성은 맞다. 사욕 없이 그 방향대로 부단히 가려는 모습은 보인다. 하지만 국민이 보기에 너무 거칠다. 자신의 입으로 내뱉는 게 전부 정책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대화와 타협은 없고 거친 언사를 구사해 국민을 불안케 한다. 안정적으로 논의한 후 무게감 있게 내놓아야 신뢰를 하지 않겠나. 이번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과정도 결코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신뢰가 없으니 대통령의 말을 귀담아 듣기 싫어지고, 얼굴을 보는 것조차 싫어지는 것 아니겠나."
한 때 몸 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은 어떤가.
"민주당은 민주적이지 않은 게 가장 문제다. 대안정당의 면모를 보여야 하는데 무능하다. 거기에 부패까지 했다. 너무 품격이 없어졌다. 소속 의원들의 품격이 땅에 떨어지니, 당에서 아무리 좋은 일을 하려 해도 격조 있게 보이지 않고 국민 선동으로 인식된다. 이 쪽 저 쪽 모두 문제인데, 그렇다고 계속 '모두 까기'를 하기는 싫다. 그들은 그들만의 정치를 하라고 하고 이제 우린 국민과 함께 새로운 정치를 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
선거에서 한국의희망의 승부처는 어디인가.
"전국이다. 일단 저부터 호남 출신이고 영남 사람과 결혼했다. 반도체 일을 하며 수도권에서 40년 가까이 살았고,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하면서는 충북 진천에 머물렀다. 제주 양가로 제주에 뿌리를 두고 있기도 하다. 실제 이번에 창당 발기인 동의서가 전국에서 고루 들어왔다. 그 덕에 발기인대회 때부터 전국정당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호남에만 갇혀있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물론 제 지역구가 광주인 만큼 호남의 지지가 가장 중요한 건 사실이다. 호남민들은 희망이 보이면 급속도로 힘을 실어주신다. 그래서 기대를 갖고 있다."
지역구인 광주 민심은 어떤가.
"뵙는 분들마다 요새 윤석열 싫어서 홧병 날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민주당 보면 홧병이 더 도진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정치 실망과 혐오, 환멸 상태다. 그래서인지 제 창당 결단을 두고 아무도 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이라고 인정해주시더라. 어떤 분들은 제게 '구국의 영웅'이라고도 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야물게 한번 해보쇼'라며 많이 응원해주신다."
신당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많은 분들이 신당엔 '인물'과 '지역 기반'이 있어야 한다며 회의를 품는다. 그런데 안철수 의원 등 그동안 제3지대 신당들이 이것들을 중심으로 이합집산해 결국 망했다는 걸 증명해주지 않았나. 앞선 분들이 '이렇게 하면 망한다'는 일종의 학습효과를 주었기 때문에 한국의희망은 다른 길을 갈 것이다. 40년 전 메모리 반도체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누구도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돈키호테처럼 무모하게 덤볐기에 지금 대한민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위상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그때 틀렸다는 목소리에 굴복했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반도체가 성공했듯 한국의희망의 성공도 확신한다."
금태섭 전 의원 신당 등과의 연대 가능성은.
"금 전 의원의 신당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가치와 비전에 공감한다면 그 누구라도 활짝 문을 열어줄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한국의희망을 총선 출마의 수단으로 삼고자 찾아오는 분들은 '엑스(X)'다."
총선 디데이가 다가올수록 양당에서 연대의 손길을 내밀며 흡수하려 할 텐데, 이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역흡수, 즉 그들이 우리에게 들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다소 오만하게 들리고 무모하게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우리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기존에 뜯어먹던 풀이 다 없어졌으면 이제 새로운 곳으로 건너가야지, 그대로 있으면 굶어죽지 않겠나."
한국의희망의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크게는 대한민국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게 진짜 목표다. 그러기 위해선 2027년 차기 대선에서 수권 정당이 돼 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 내년 총선에선 이 과정으로 가는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다.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정책과 제도를 발표하며 우리의 가능성과 능력을 입증할 계획이다. 저는 중도‧무당층만을, 또는 제3지대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목표로 두고 이들에게 정치가 다시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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