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빠른 물가둔화에 7월 ‘라스트 금리인상’ 기대…국내증시 ‘上高下高’ 탄력받나 [투자360]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빠른 둔화세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이 정말로 끝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준이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풀었던 ‘유동성 수도꼭지’를 잠그는 작업을 빠르면 이달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연준이 유동성을 회수하는 긴축정책을 중단할 경우 안 그래도 고공행진 중인 뉴욕증시가 추가 상승탄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이는 국내증시에 즉시 영향을 주게 된다. 이에 증권사들이 예상했던 올 증시의 ‘상고하고’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 속 현재 2500대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코스피 지수가 2600선을 재돌파, 연내 그 이상의 상승세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3.0% 올라 시장 전망치(3.1%)를 소폭 하회했다. 작년 같은 달 미국의 CPI 상승률이 9.1%로 최정점을 찍은 지 꼭 1년만에 오름폭이 3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전체적으로 물가 급등세가 꺾인 것만 해도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더욱 고무적인 내용도 많다. 연준이 헤드라인 CPI보다 더욱 정확한 물가지수로 간주하는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4.8% 올랐으나, 시장 전망치(5.0%)를 하회했다. 2021년 3월 이후 최소폭 상승한 CPI와 거의 비슷하게 근원 CPI 역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오름폭이 작았다.
지난 4∼5월 두 달 연속 4.4%(전월 대비) 급등했던 중고차 가격이 6월에는 0.5% 하락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는 점에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공급망 차질 해소로 신차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고차 가격은 계속 하락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보복 여행' 수요를 타고 치솟던 여행·레저 물가도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인다. 6월 항공료는 전월보다 8.1%, 전년 동월보다 18.9% 각각 급락해 전체적인 물가 상승 폭을 제한하는 데 기여했다. 식료품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5.7% 올랐지만 5월(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6.7%)에 비하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다. 특히 미국에서 '먹거리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던 품목 중 하나인 달걀값이 작년보다 7.9% 하락한 게 반가운 소식이다.
개별 품목 중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주거 비용은 6월에도 7.8% 치솟아 전체 CPI 상승분의 70%를 차지했지만, 곧 크게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민간 통계로는 두어 달 전부터 주택 임대료 상승 속도가 거의 팬데믹 이전에 가까운 수준으로 돌아갔지만, 최근 비교적 낮은 가격에 체결된 렌트 계약들이 정부 통계에 반영되는 데 시차가 걸린다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원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 2%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는 점에서 연준의 7월 추가 금리인상 의지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시사한 연준이 이러한 계획을 반드시 관철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근원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만큼 7월이 마지막 금리인상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회계·컨설팅회사 EY의 수석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트위터를 통해 "7월 이후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하지 않는다. 이번 금리인상기의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리크루터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줄리아 폴락은 "연준이 7월의 마지막 인상 후 금리인상을 멈추고 내년에는 점진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고, 빌 더들리 전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단 한 번의 긍정적인 물가 보고서만을 근거로 7월 이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한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판단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빠른 속도의 근원 물가 하락세가 최소 두 달 이상 지속돼야 연준이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과열로 근로자 임금이 아직도 큰 폭으로 오르는 가운데 6월 인플레이션 둔화의 가장 큰 원동력인 에너지 물가(전년 대비 16.7% 하락)의 재상승 가능성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실제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최근 배럴당 76달러를 넘어 6월 말보다 7% 이상 상승 중이다. 산유국들의 감산 효과에 러시아산 원유 공급 감소 등을 고려하면 국제 유가는 당분간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준 고위인사들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은 아직 너무 높다"며 "너무 빨리 물러나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강해질 것이고,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고착한다면 정책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gil@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얼마나 저속하길래"…中 틱톡, '저속·선정적' 이유로 계정 22개 삭제
- ‘故최진실 딸’ 최준희, 외할머니 욕설·CCTV 공개…“소름끼치고 무서워”
- "파리서 데이트 목격"…블랙핑크 리사, 세계 2위 부호 아들과 열애설
- ‘PSG 첫 훈련’ 이강인, 네이마르와 투샷…음바페는 안 보이네
- 北 최신 스마트폰 '삼태성8' 포착…스펙 보니 "전자파 조심하세요"
- 침묵 깬 소트니코바, 도핑 의혹 반박 “김연아에 금메달 뺏기지 않을 것”
- 스티븐유 '비자 발급 소송' 오늘 판결난다…일곱번째 판결 결과 주목
- “이부진과 투샷” 명품재벌家 며느리, 한국 와 올린 사진 봤더니
- 개그우먼 이지수 사망, 향년 30세…동료들 충격
- ‘조재현 딸 ’ 조혜정, 유지태 연출 단편영화 ‘톡투허’ 주연…“남녀의 우연한 사랑 그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