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사법개편안 첫 심의 통과…“이스라-헬” 시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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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추진해온 '사법 개편안'이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의 첫 심의를 통과했다.
11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사법 개혁안에 대한 첫 의회 심의를 통과한 뒤 반정부 시위대 수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주요 공항과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충돌했다. 타임스>
이날 표결을 통과한 이스라엘 기본법(헌법에 해당) 개정안은 행정부에 끼치는 사법부의 영향력을 줄이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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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추진해온 ‘사법 개편안’이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의 첫 심의를 통과했다. 역대 최악의 ‘극우 정권’이라 평가받는 네타냐후 내각이 ‘삼권분립을 무너뜨린다’는 비판이 거센 사법 개편안을 끝내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에 반발하는 시민들과 대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11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사법 개혁안에 대한 첫 의회 심의를 통과한 뒤 반정부 시위대 수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주요 공항과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충돌했다. 주요 도시 텔아비브에 있는 벤구리온공항을 장악한 시위대 1만여명은 이스라엘 국기와 “오늘은 저항의 날” “독재자 네타냐후” “이스라-헬(hell)”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이스라엘 100곳이 넘는 지역에서 반대 집회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각 도시의 시내 중심가 교차로에 드러눕거나 차량 통행을 막고 조명탄을 던졌다. 정부는 기마 경찰을 투입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일부에선 경찰이 물대포까지 쏘았지만 시위는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현지 언론 <하아레츠>는 이날 수십명이 다치고, 최소 80여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10일 사법 개편안 중 핵심 요소가 담긴 일부 법안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다. 밤샘 논쟁을 거쳐 11일 새벽 의회에서 이 안이 64 대 56으로 통과됐다. 그러자 분노한 이스라엘 시민들이 새벽부터 대거 거리로 몰려나온 것이다.
이날 표결을 통과한 이스라엘 기본법(헌법에 해당) 개정안은 행정부에 끼치는 사법부의 영향력을 줄이는 내용이다. 그동안 대법원은 장관 등 선출직 공무원이 내린 인사 등의 결정이 불합리할 경우 ‘합리성’을 기준으로 삼아 제동을 걸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대법원이 정부 결정을 무효화할 수 있는 권한을 잃게 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은 올해 1월부터 △판사의 인사권을 쥔 ‘법관선정위원회’에 정부·여당 몫을 크게 늘리고 △연공서열로 임명해온 대법관을 법관선정위원회가 임명하며 △의회가 대법원의 법률 심사권을 사실상 무효화하는 사법 개혁안을 추진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가운데 시민 반발이 큰 마지막 조항 등을 일부 삭제한 뒤 이날 표결에 나섰다.
이날 통과된 법안이 최종 확정되려면 2차, 3차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달 말 시작되는 크네세트의 여름 휴회 전에 최종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극우 연정이 반수 이상의 의석을 장악하고 있어 최종 통과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민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의 권한 남용과 부패를 막을 수 있는 사법부의 견제 장치가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텔아비브 거리에서 만난 시위 참여자 아리엘 두빈스키는 <로이터> 통신에 “네타냐후 연정은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법을 도입함으로써 우리의 사법 제도를 망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도 네타냐후 연정이 이기적인 목표를 위해 사법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을 밀어붙였다고 비난했다.
시위대 1천여명은 텔아비브의 미국대사관 분관 앞에서 “도와줘”(Help)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법부의 독립성을 보호하라고 요구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법원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 계속 온건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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