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스웨덴 나토 가입, 10월 전엔 어려워”

손우성 기자 2023. 7. 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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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
“의회 비회기 10월에 끝난다”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도 희망
크렘린궁 “대화할 계획 없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위한 의회 비준 절차를 10월 전엔 마무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동의 비준안 처리 문제에 대해 “2개월의 의회 비회기가 10월에 끝난다”며 “현재로선 의회에서 관련 논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뤄야 할 많은 국제 협상과 법안들이 있지만, 우리는 이들을 중요성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이 절차를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튀르키예는 그동안 자국이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스웨덴이 옹호한다는 이유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왔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0일 울프 크리스텐손 스웨덴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스웨덴의 나토 가입 반대 의사를 전격적으로 철회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고려해 몇 주 내에 튀르키예 의회가 비준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을 고려하면 스웨덴의 나토 정식 가입은 최소 10월까지는 불가능하게 됐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PKK를 의식한 듯 “스웨덴이 테러 대응에 있어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리라고 기대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또 “스웨덴의 약속에 따라 우리는 양국 장관급 안보 메커니즘과 테러와의 싸움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스웨덴이 튀르키예 유럽연합(EU) 가입과 관세 협정 연장을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찬성을 계기로 러시아와 거리 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항전을 펼치다 러시아에 붙잡힌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이 포로 교환으로 풀려난 뒤 튀르키예에 머물기로 한 합의를 깨고 우크라이나로 귀환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후 “푸틴 대통령이 지금으로선 에르도안 대통령과 대화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외신들은 최근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의 반란 사태 등으로 푸틴 대통령의 권위가 실추된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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