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설’ 끊이지 않는 수로비킨 러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의회 고위인사 “휴식중”

외신보도 “프리고진과 반란공모 여부 수사중”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러시아 민간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을 미리 알고 있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대장)이 러시아 정부 당국에 체포됐다고 모스크바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세르게이 수로비킨 장군(왼쪽)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모습이다. AP·뉴시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반란 시도 이후 숙청설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휴식 중"이라는 러시아 의회 고위 인사의 발언이 나왔다. 일각에선 수로비킨이 지금껏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반란을 공모했는지 여부에 관한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로비킨 총사령관의 행방과 관련 "그는 휴식 중이다. 지금은 만날 수 없다"고 밝혔다.

수로비킨 총사령관은 지난달 23~24일 발생한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중 반란 중단을 요구하는 영상을 올린 것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춰 러시아 안팎에서 숙청설과 실종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달 28일 모스크바타임스는 러시아 국방부와 가까운 익명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대장)이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고도 보도했다.

그동안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줄곧 맹비난해왔지만, 수로비킨 총사령관에 대해서는 리더십을 칭찬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반란 시도 이후 수로비킨 총사령관이 사라진 것은 그와 프리고진이 반란을 공모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러시아 매체들은 그가 이미 체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크렘린궁은 이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반란 이후 게라시모프 총참모장도 숙청됐다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지난 10일 러시아 국방부는 그가 직접 부하들을 상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지시하는 회의 장면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수로비킨 총사령관은 당시 영상에서도 보이지 않았으며, 직무 대행인 빅토라 아프잘로프가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게 화상으로 보고하는 모습이 찍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게 화상 보고를 한 다른 참석자들의 모습은 흐리게 처리했으나 아프잘로프의 보고 장면은 별도 처리 없이 그대로 공개해 수로비킨 총사령관의 부재를 두드러지게 하기도 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