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계약하면 파산한다…왜 보험시장은 실패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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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변호사 프랑수아 라프레는 1965년 90세 할머니 잔느 칼망과 아파트 계약을 체결했다.
칼망이 죽을 때까지 그 집에 살고, 라프레가 매월 2천500프랑(당시 약 500달러)을 칼망에게 지급한다는 것이 계약의 골자였다.
라프레가 계약 전에 '꼼꼼하게' 칼망에 대해 알아보려 노력했다면 어쩌면 치명적인 실수를 줄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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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프랑스 변호사 프랑수아 라프레는 1965년 90세 할머니 잔느 칼망과 아파트 계약을 체결했다. 칼망이 죽을 때까지 그 집에 살고, 라프레가 매월 2천500프랑(당시 약 500달러)을 칼망에게 지급한다는 것이 계약의 골자였다. 대신 칼망이 죽으면 아파트 소유권이 라프레에게 넘어간다는 단서를 달았다. 일종의 주택연금 계약이었던 셈이었다.
라프레로서는 합리적인 거래였다. 당시 90세를 넘은 노인의 평균 생존 기간은 4년 정도. 총액으로 12만 프랑 정도만 지급하면 칼망이 사는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가 보기에 10대 때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를 만난 일을 추억하곤 했던 칼망의 여생은 그리 길지 않아 보였다.
라프레의 예측은 타당했다. 그러나 '신의 뜻'까지 계산하진 못했다. 칼망이 계약일로부터 32년을 더 살았기 때문이다. 그의 생존 기간은 122년 164일. 공식적으로 검증된 인류 역사상 최고령 생존 기록이었다.
지급한 연금액은 집 가격의 두 배가 넘었지만, 라프레는 생전에 아파트를 손에 넣지 못했다. 그는 칼망보다 2년 먼저 죽었다. 라프레는 그저 불운했던 것이었을까.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인 리란 아이나브 등 3명의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번역돼 출간된 '리스키 비즈니스'(예미)를 통해 "라프레가 그른 결정을 내린 것은 분명하다"고 단언한다.
일단 라프레는 칼망에 대해 자세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 칼망은 20세 이후 그 흔한 감기조차 걸려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90세 때도 자전거를 타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정도로 건강했다. 둘 사이에 정보는 비대칭적이었다. 라프레가 계약 전에 '꼼꼼하게' 칼망에 대해 알아보려 노력했다면 어쩌면 치명적인 실수를 줄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은 보험사와 가입자 사이에서 흔하게 빚어진다. 그리고 이는 종종 보험회사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가령 헌팅턴병은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전병이었는데, 미국 보험회사들은 수십 년 동안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헌팅턴병 가족력이나 발병 위험에 관해 물어보지 않았다. 간단한 유전자 검사만으로 알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지출이 늘어 여러 보험사가 낭패를 보았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책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포함해 흥미로운 보험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대 보험사가 왜 망하고 마는지, 적절한 보험료 산출은 어떻게 하는지,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시장에 맡기는 게 현명한 것인지 등 다양한 문제를 조명한다.
김재서 옮김. 328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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