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500경기' 기성용 "데뷔전 경기장은 그대론데 나만 변해"... 서울→유럽→서울까지 18년 여정 '소회'

서울월드컵경기장=박재호 기자 2023. 7. 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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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박재호 기자]
기성용 프로 통산 500경기 출전 기념 포스터. /사진=FC서울 SNS
서울 미드필더 기성용.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 생활 18년째, 통산 500경기 출전 대기록. 한국 축구의 '보배' 기성용(34)이 처음과 지금을 떠올렸다. 그의 역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기성용은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 서울과 수원FC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 소화했다. 이로써 기성용은 프로 통산 5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2006년 17세 나이로 서울에서 프로 데뷔한 기성용은 2009년까지, 그리고 2020년부터 이날까지 K리그 176경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경기, FA컵 9경기까지 193경기에 출전했다.

2009년 길고 긴 기성용의 유럽 생활이 시작했다. 셀틱(스코틀랜드)에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87경기를 뛰었다. 이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로 이적해 스완지시티에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그리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 162경기에 출전했다. 임대를 떠났던 선더랜드에서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34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뉴캐슬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23경기에 출전했다. 서울 복귀 직전 2020년 마요르카(스페인)에서 1경기에 출전했다. 500경기 중 K리그에서 193경기, 나머지 307경기를 유럽에서 뛰었다.

기뻐하는 기성용(가장 오른쪽)과 서울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왼쪽)과 나상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날 안익수 감독은 기성용의 대기록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500경기라니 (기성용이) 참 많이 노력했다. 축하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기)성용이 다운 숫자다. 노력의 흔적이 숫자로 표현됐다"고 말했다. 기록을 계속 이어가길 바라면서 "(끝이) 어디까지인지는 본인만 안다. 나도 늦게까지 선수 생활을 했지만 시기는 스스로 결정하게 된다"며 "(후배들에게) 오래오래 좋은 귀감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은 기쁨이 겹쳐왔다. 기성용의 500경기 출전과 더불어 구단 한 경기 최다골 신기록을 작성했다. 전반 3골, 후반 4골을 몰아친 서울은 수원FC를 7-2로 꺾었다.

기성용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묵직한 중거리슛을 전반에만 3차례나 때렸다. 전반 20분 중거리슛이 수비 발 맞고 굴절됐다. 이어 전반 27분 페널티박스 뒤에서 공을 잡아 놓고 마음 놓고 때린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 상대 진영 중앙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때렸고 이범영 골키퍼가 몸을 날려 겨우 쳐냈다.
기성용(왼쪽)과 안익수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왼쪽)과 양현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후 기성용은 담담하게 500경기 출전 소감을 전했다. 그는 "500경기인 것을 2주 전쯤 알았다. 특별한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 허무한 느낌이 든다. 2017년 서울에서 데뷔했는데 같은 곳에서 500경기를 치를 수 있어 영광이다. 운동장은 그대론데 저만 많이 변한 것 같아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최근 아쉬운 모습을 보였는데 홈에서 많은 골을 넣고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만족한다"며 "개인적으로 뜻깊은 경기였는데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 목표인 상위 스플릿에 들도록 앞으로 경기를 잘 치르겠다"고 전했다. 기념비적인 개인 기록에 대한 의미보다 팀을 우선 생각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기성용은 500경기 중 첫 번째 경기를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았다. 2007년 3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 개막전이었다. 당시 18세 기성용은 세뇰 귀네슈 감독의 선택을 받아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2-0 승리에 일조했다.

기성용은 "프로 첫 경기가 가장 떨렸고 생각이 많이 난다. 당시 어린 나이에 경기를 뛸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귀네슈 감독이 기회를 주셨다. 시즌 개막전이었고 프로 무대에 첫발을 디딘 설렘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떠올렸다.

기성용(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절친 이청용(울산 현대)과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을 향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세 선수는 일찍이 K리그에 데뷔해 국가대표에 발탁되고 오랜 유럽 생활을 거쳐 K리그에 복귀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기성용은 "(500경기 출전을) 아직 친구들한테 얘기 안 했다. 기사를 보면 연락이 올 것 같다. K리그에서 함께 뛰는 소중한 친구들이다. 대표팀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많이 도움을 주고받는다"며 "우리가 언제까지 뛸지 모르겠지만 계속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제 기성용은 개인적 명예보다 좋은 팀 성적이 자신의 목표라고 말한다. "사실 지금 상을 받고 싶다거나 그런 개인적 목표는 없다. 서울이 최근 몇 년 동안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상위 스플릿 진출이 첫 번째 목표다. 두 번째 목표는 ACL 진출이다. 서울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목표를 올해 꼭 이루고 싶다"고 전했다.

서울을 향한 깊은 애정을 거듭 표현했다. 기성용은 "서울에서 데뷔했고 기회를 받았다. 그래서 대표팀에 들 수도 있었고 해외 진출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제가 얼마나 서울을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주변에선 다 알고 있다. 제 커리어에 있어 정말 소중한 팀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성적이 좋지 않을 땐 더 책임을 느낀다. 나이가 먹을수록 더 소중함을 느낀다. 오히려 어렸을 때보다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더 강해진다"고 전했다.

기성용(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월드컵경기장=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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