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D-7] ② 지소연·박은선의 '라스트 댄스'…16세 페어의 등장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일 막을 올리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8년 만의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엔 베테랑과 신성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번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 23명 중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서 본 선수가 14명이나 돼 세계 수준에 당당히 맞설 경쟁력을 갖췄다.
여기에 2000년대에 태어난 신예 선수들도 여럿 발탁돼 팀에 패기와 활력을 불어넣을 참이다.
대표팀 안팎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는 선수는 단연 '에이스' 지소연(32·수원FC)이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A매치 145경기에 나서서 67골을 터뜨려 최다 득점 기록도 보유한 지소연은 생애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을 앞뒀다.
2015년 캐나다 월드컵 때 한국의 첫 16강 진출에 앞장섰으나 4년 전 프랑스에서는 조별리그 3전 전패 탈락을 막지 못했던 그는 이번엔 2022 카타르 월드컵 4위에 오른 모로코 같은 돌풍을 일으키겠다며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다짐하고 있다.
베테랑 장신 스트라이커 박은선(36·서울시청)의 활약도 주목된다.
선수 생활에서 방황과 굴곡을 겪어 온 박은선은 캐나다 대회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돌아온다.
캐나다 월드컵 이후 부상 등으로 한참 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한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의 부름을 받기 시작해 최종 엔트리까지 들었다. 벨 감독은 180㎝대의 장신에서 비롯된 그의 힘과 득점력을 월드컵에서 살리고자 공을 들여 대표팀에 적응하도록 도왔다.
첫 번째 월드컵 이후 두 번째 대회에 나서기까지 12년이 걸렸고, 다시 8년이 흘러 세 번째 월드컵 무대에 서게 된 박은선 역시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다지며 생애 첫 월드컵 득점을 꿈꾸고 있다.
이들을 비롯해 그간 대표팀의 주축을 이뤄온 1980년대나 1990년대 초반 출생 선수들에겐 이번 대회가 선수 생활 마지막 월드컵이 가능성이 있다. 4년 뒤에 출전할 선수도 있겠지만, 한국 여자 축구의 '황금 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모두 전성기에 있을 때 출전하는 월드컵은 이번이 마지막일 공산이 크다.
지소연과 같은 A매치 145경기에 출전하며 한국 여자 축구의 버팀목 역할을 함께해 온 조소현(35·토트넘), 1984년 10월생으로 한국 여자 선수 월드컵 최고령 참가 기록(38세 9개월)을 세우게 된 골키퍼 김정미(현대제철·A매치 136경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소연, 조소현, 김정미와 더불어 이번 대표팀 내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가입자인 수비진의 중심 김혜리(33·A매치 112경기)와 임선주(32·104경기·이상 현대제철)도 4년 뒤엔 30대 후반이 된다.
멀티 플레이어 장슬기(29), 공격수 최유리(28), 손화연(26), 수비수 홍혜지(26·이상 현대제철) 등에게는 이번 대회가 언니들의 뒤를 잇는 대표팀의 간판으로 존재감을 더 확실히 할 기회다.
'유럽파'로는 조소현 외에 이금민(29·브라이턴), 이영주(31·마드리드CFF), 골키퍼 윤영글(35·BK 헤켄)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팀 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건' 중엔 혼혈 선수인 공격수 케이시 유진 페어(PDA)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2007년 6월생으로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어는 16세 1개월로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이번 여자 월드컵에 나서는 32개국을 통틀어 가장 어린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페어는 1998년 프랑스 남자 월드컵의 장대일에 이어 한국 축구 사상 2번째로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된 혼혈 선수이기도 하다.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장대일은 본선 경기에 뛰지는 못해 페어는 혼혈 선수 첫 출전 기록에 도전한다.
페어는 연령별 대표에서는 이전에 태극마크를 단 적이 있었으나 성인 대표팀에는 이번 월드컵 대비 국내 최종 소집 때 처음으로 뽑힌 뒤 최종 엔트리까지 꿰찼는데, 벨 감독은 페어가 당장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원이라고 평가한다.
지난해 8월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천메시'라는 별명을 얻은 2002년생 천가람(KSPO),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쳐 벨 감독의 선택도 받은 2004년생 배예빈(위덕대)도 '기분 좋은 사고'를 기대해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2000년생 추효주(수원FC)는 벨 감독 체제 초기부터 신임을 얻으며 이미 주축 윙백으로 입지를 굳혀 생애 첫 월드컵에서 경기 출전도 사실상 예약해뒀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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