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돌입…’수술 연기·강제 퇴원‘ 진료대란 불가피

강승지 기자 2023. 7. 1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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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3일 오전 7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등 전국의 파업 참여 의료기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동시에 열고 파업을 선언했다.

전국 18곳의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145개 의료기관(조합원 수 6만4257명) 4만5000명 안팎의 인력이 파업에 참여할 전망이다.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에 필수 의료 인력은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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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만5000명 참여, 오늘 광화문 집결…전국 145개 병원 초비상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 투쟁 전야제'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7.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3일 오전 7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등 전국의 파업 참여 의료기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동시에 열고 파업을 선언했다. 13일 오후 1시 30분 전국 조합원들이 서울 광화문 앞에 집결하는 대규모 상경 파업이 예정돼 있다.

전국 18곳의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145개 의료기관(조합원 수 6만4257명) 4만5000명 안팎의 인력이 파업에 참여할 전망이다. 노조는 사용자 측인 병원과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와 쟁점 타결에 있어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환자들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 예고 선전 현수막 너머로 '산별 총파업 투쟁 전야제'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3.7.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보건 의료인력 확충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의사 확충과 불법 의료 근절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 7가지 요구를 제시하며 사측과 교섭을 벌여왔다.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에 필수 의료 인력은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환자의 외래진료, 진단·검사, 입원 등 업무 공백에 따른 불편이 뒤따를 예정이다. 특히 국립대 병원과 공공의료원의 상황이 좋지 않다.

수술 환자들의 입원 후 간호·간병 인력이 부족해 국립암센터는 13~14일 수술을 모두 취소했고, 부산대학교병원과 양산부산대학교병원도 입원 환자들을 퇴원시켰다. 국립중앙의료원도 홈페이지에 "보건의료노조 파업 기간 내 빠른 예약 업무가 부득이하게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학교의료원, 한양대학교의료원, 경희대학교의료원, 한림대학교의료원,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 등 수도권의 중대형 의료원부터 지방 중소병원까지 이번 파업에 동참한다. 주로 간호사가 참여하나, 의료기사·간호조무사 등 다양한 직종의 조합원이 함께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28일 보건의료 재난 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민수 제2차관은 이날 오후 상급종합병원장들과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정책 이행 시점을 이유로 환자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파업은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후암로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파업 관련 상급종합병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7.1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대한병원협회도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 중에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하는 측면이 있다. 개별 병원이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노조가 총파업 결의를 재고하고 개별 병원에서 적극적인 대화로 협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반면, 노조는 "전 정부 때는 복지부와 밤샘 교섭도 했으나, 이번에는 복지부에서 전혀 교섭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책무를 저버렸다. 사용자 측은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만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의료계가 양분된 가운데, 노조와 병원 또는 정부 간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2021년에는 총파업을 몇 시간 앞두고 '9·2 노정합의'가 이뤄져 현장 혼란을 피했으나 이번에는 '9·2 노정합의 이행 여부'로 공방이 오가는 터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답답하기는 환자들이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뉴스1에 "파업이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라 지켜보고 있다. 노동자의 단체 행동권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나, 파업으로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한다면 환자단체로서 당연히 대응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파업은 노조가 환자를 위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환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실체적 위협이 될 수 있다. 환자들에게 피해가 없기를 바랄 뿐이며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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