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날 ‘고체 ICBM’ 발사···김정은 “강력한 군사적 공세”

박광연 기자 2023. 7. 1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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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화성-18형’ ICBM 발사 현지지도
“한반도 형세, 냉전시대 초월하는 핵 위기
적들에게 다시 한번 강력한 행동적 경고”
전승절 70주년 앞두고 대미 핵 위협 과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제와 남조선 괴뢰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며 지난 12일 고체연료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를 현지 지도했다.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화성-18형 ICBM 발사 결과에 “대만족을 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 현지 지도에 김 위원장 배우자 리설주 여사와 조용원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동행했다.

합동참모본부가 전날 오전 평양 일대에서 발사를 포착한 북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이 화성-18형 ICBM으로 확인된 것이다. 북한이 지난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고체연료 주입 화성-18형 ICBM을 쏜 것은 지난 4월 첫 발사 이후 두번째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중앙지휘감시소에 오르시여 신형 전략무기 시험 발사를 승인하시자 김정식 대장이 시험 발사 임무를 맡은 미싸일총국 제2붉은기중대에 발사 명령을 하달하였다”며 “발사된 미싸일은 최대정점고도 6648.4㎞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1.2㎞를 4491s(초)간 비행하여 조선 동해 공해상 목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되였다”고 밝혔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 개발 수준을 과시했다. 신문은 “1계단은 표준탄도비행 방식으로, 2·3계단은 고각비행방식으로 설정하고 최대사거리 체제에서의 무기체계의 각 계통별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 방법으로 진행하였다”며 “시험 발사를 통하여 확증된 모든 신기록들은 신형 전략무기체계의 능력과 믿음성, 군사적 효용성의 증시로 되며 우리 공화국 핵 전략무력의 신뢰성에 대한 의심할바 없는 검증으로 된다”고 주장했다.

최대 사거리를 구현하는 정상각도 발사를 가정한 고각발사 시험에서 기술적 “신기록”을 세웠다고 강조한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전날 북한 미사일 비행시간이 74분으로 역대 가장 길었다며 최장 사거리가 1만5000㎞를 넘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은 이번 발사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적대시하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군사적 도발 행위가 전례 없이 가증됨으로써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군사안보 형세가 냉전 시대를 초월하는 핵 위기 국면에 다가선 엄중한 시기에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전략적 판단과 중대 결심에 따라 진행되였다”고 밝혔다.

신문은 “공화국 전략핵 무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데 목적을 둔 필수적 공정인 동시에 우리 국가에 대한 핵 위협 정책을 더욱 명백히 하고 있는 우리의 적수들에게 흔들림 없는 압도적 대응 의지와 물리적 힘의 실체를 똑똑히 보여주고 적들에게 반공화국 군사적 선택의 위험성과 무모성을 다시 한번 뚜렷이 각인시키기 위한 강력한 행동적 경고”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개 등 미국 확장억제력 강화를 약속한 지난 4월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을 문제 삼았다. 신문은 “보다 엄중한 것은 우리의 주권 영역을 침범하면서까지 극히 도발적인 공중 정탐행위에 매여달리고 있는 미국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전략핵을 탑재한 미 핵잠수함을 남조선에 투입하여 조선반도 지역에 핵무기를 재반입하려고 기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적대 세력들에 의해 조선반도 안전 환경이 각일각 엄중히 위협당하고 있는 불안정한 현 정세는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핵전쟁 억제력 강화노선 관철에 더욱 강도 높이 매진 분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현실이 보여주듯이 적대 세력들의 군사적 위협과 도전들이 가증될수록 국가 방위력 강화를 위한 우리의 전진행로에는 보다 놀라운 사변들만이 끊임없이 새겨지게 된다는 것이 공인된 법칙”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공화국 핵전략 무력 강화를 힘있게 추동해나가는 데서 국방과학 부문 앞에 나서는 전략적 과업들을 제시하시였다”며 “뜻깊은 전승절 70돐을 앞두고 새로운 전략무기체계 시험에서의 대성공으로써 영원한 승리의 역사를 시대와 미래 앞에 기약한 국방과학연구 부문의 전체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열렬한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보내시였다”고 밝혔다.

북한의 화성-18형 ICBM 발사는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군 정찰기의 대북 정찰활동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예고한 직후 이뤄졌다. 북한이 최우선 과업으로 추진하던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한 상황에서 이달 27일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50주년 기념일을 맞아 대미 핵 위협을 과시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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