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잇슈]'공급 폭탄' 진통 겪은 검단 신도시의 '반전'
지난해 급락했던 집값 상승 반전…거래량도 증가
"신도시 형성 과정서 진통 뒤 안정세"…향후 분위기 촉각
지난해 부동산 시장 전반의 침체에 공급 폭탄까지 더해져 휘청였던 인천 검단 신도시가 최근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면서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진행한 신축 분양이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올해 초와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검단의 경우 신도시의 특성상 도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장기간 진통을 겪은 뒤에는 점차 주거 인구가 늘고 제반 시설이 갖춰지면서 시장이 안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급 폭탄에 휘청인 검단…다시 반등 분위기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간 새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 청약 결과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인천광역시 검단신도시에 공급된 호반써밋으로 조사됐다.
호반건설이 인천검단 AB19블럭에 짓는 이 단지는 주택 공급 물량이 여전히 많은 데다가 올해 들어 시장 분위기가 급격하게 침체했던 검단신도시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일부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1순위 청약에서 229가구 모집에 798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34.85대 1을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청약 가점이 만점(84점)에서 단 3점이 모자란 81점인 당첨자가 나오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검단신도시는 지난해부터 전반적인 부동산 침체에 더해 지역 주택 공급 물량이 크게 늘면서 우려의 시선을 받은 바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검단신도시가 속한 인천 서구의 입주 물량은 지난 2021년 6454가구에서 지난해 1만 9390가구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도 입주 물량이 1만 4811가구로 많은 편이다. 아실이 제시한 연간 적정 수요는 3020가구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기존 아파트 매매 가격이 급락하는 것은 물론 분양권 시장에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나 무피(제로 프리미엄) 물량이 거래되는 등 한파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분위기가 다시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 기존 아파트 매매 가격이 반등하고 거래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인천 서구 원당동 호반써밋 1차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에는 84㎡가 4억5000만원 안팎에 거래됐는데 올해 들어 반등하면서 6월 이후에는 6억원 이상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검단신도시푸르지오더베뉴 역시 올해 초 같은 평형이 5억원에서 6억원 초반에 거래되다가 5월 이후에는 6억원 초반에서 7억원으로 거래 가격이 올랐다.
과도한 공급 물량으로 인한 전셋값 하락세도 잦아든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서구의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3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4월 보합세를 기록한 바 있다. 5월에는 전셋값이 전달보다 0.12% 올랐다.
서울서 회복세 확산…검단, 기반 갖춰지며 안정화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경기와 인천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인천에서도 송도와 청라, 검단 등 주요 지역부터 단계적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인천에서는 지난해 집값이 급락했던 송도가 먼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검단 등에도 온기가 퍼지는 흐름이 보인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와 최근의 역전세 대책 등으로 수요자들의 숨통이 트인 만큼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검단의 경우 신도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집값이 오르락내리락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단신도시는 지난 2018년 말 본격적으로 아파트 공급을 시작한 바 있다. 이후 물량이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미분양 주택이 크게 늘며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2020~2021년에는 집값이 급등하면서 새 아파트에 억대 프리미엄이 붙는 등 시장이 과열하기도 했다. 실제 분양가가 3억 9000만원 수준이던 원당동 '검단금호어울림센트럴'은 84㎡ 분양권이 7억원 이상에 팔리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부터는 다시 집값이 하락하며 휘청였는데 최근 들어 다시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는 셈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검단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기는 했지만 신도시의 경우 워낙 공급량이 많기 때문에 기반 시설 등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진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판교나 동탄, 인천 송도도 비슷한 과정을 겪어왔던 것처럼 시장이 안정화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단의 경우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서울의 대체 주거지로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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