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사의 의리와 프런트의 기지, 그리고 역대급 오피셜이 만든 '드라마 같은 컴백'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무고사의 의리, 프런트의 기지, 그리고 역대급 오피셜이 만들어낸 '드라마 같은 컴백'이었다.
무고사가 돌아왔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0일 무고사의 컴백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다. 인천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소식이다. 무고사는 설명이 필요없는 인천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명이다. 2018년 인천에 입단한 무고사는 5시즌 동안 129경기에 출전, 68골-10도움을 기록했다. 무고사는 고비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포를 쏘아올리며, 인천의 잔류를 이끌었다. 하이라이트는 2022년이었다. 그는 전반기에만 무려 14골을 기록했다. 무고사의 활약 속 인천은 강등권을 넘어,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인천은 이 시즌 최종 4위에 오르며, 창단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최고의 주가를 향하던 2022년 6월, 일본 J리그 빗셀 고베가 손짓했다. 고베는 바이아웃을 지른데 이어, 인천에서 받던 연봉의 3배를 제시했다. 인천은 K리그1 최고 연봉으로 뒤늦게 붙잡기를 시도했지만, 이미 늦었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로 향하던 무고사는 고베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무고사는 결국 눈물과 함께, 인천을 떠났다.
새로운 도전은 녹록하지 않았다. 무고사는 고베에서 적응하지 못했다. 일본 국가대표 공격수인 오사코 유야와 무토 요시노리에게 밀리며 무고사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었다. 무고사는 인천 복귀를 원했고 인천도 복귀를 추진했다. 이미 이전부터 몬테네그로에서 열린 무고사의 결혼식에 전달수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하는 등 관계를 이어왔다.
협상은 쉽지 않았다. 고베의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았다. 고베는 무고사를 보내기로 결정하며, 여러 에이전트에게 위임장을 줬다. 이 과정에서 국내 복귀도 추진됐다. K리그1의 수원 삼성 등과 연결됐지만 무고사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인천 외에 다른 팀에 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어떤 제안도 듣지 않았다. 인천을 떠나며 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인천은 특별 예산 편성을 통해 무고사의 연봉을 일찌감치 마련했다. 하지만 고베가 원하는 이적료는 없었다. 신진호, 제르소 등을 영입하며, 이미 모든 예산이 소진된 상황이었다. 결국 겨울 이적시장에서 무고사의 영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도 양 측의 줄다리기는 계속됐다. 무고사의 마음을 확인한 인천은 계속해서 고베를 두드렸다. 하지만 이적료를 주고 데려온 선수를 다시 이전 소속팀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완벽한 실패를 의미하는만큼, 고베 측의 입장은 역시 완강했다. 이 사이 여름 이적시장이 열렸고, 다시 한번 K리그 내 타 팀 이적이 추진됐지만, 무고사의 뜻은 한결 같았다. 무고사는 결국 고베에 잔여 연봉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계약 해지를 둔 마지막 과정이 이어졌다. 임박→결렬→협상으로 이어지는 지루한 과정이 이어졌다.
이때 인천 프런트가 기지를 발휘했다. '보스만룰'이었다. 보스만룰은 계약만료까지 6개월이 남은 선수를 대상으로 계약기간 만료 후 입단을 전제로 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 규정이다. 인천은 무고사와 고베의 계약기간이 6개월 남았다는 것을 착안, 내년 1월 1일 입단을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무고사와의 결별이 기정사실화된 고베 입장에서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이른 해지를 통해 연봉을 아끼는 수밖에 없었다.
고베의 허락이 떨어지고, 양 측은 빠르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무고사가 일찌감치 인천의 제안을 받아들인만큼, 일사천리였다. 남은 것은 '오피셜'이었다. 인천은 깜짝 이벤트로 긴급하게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임중용 실장의 토크쇼를 가장한 유튜브 라이브를 준비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루어진 이 라이브는 무고사의 도착에 맞춰 이루어졌다. 임 실장과 전 대표의 인터뷰가 이어진 뒤, 카메라는 무고사를 향했다. 무고사가 웃옷을 벗자 인천 유니폼이 나왔고, 무고사는 '스트롱'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무고사는 "익숙한 장소와 사람들, 그리고 코치진·동료와 함께 다 같이 하나 되어 팀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고 싶다. 나의 복귀를 기다려 준 최고의 인천 팬과 시민께 감사하다. 조성환 감독님의 모토처럼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 여전히 인천은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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