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피플]이 악물고 항저우행 조건 만들어가는 고재현 "이강인과 시너지 기대"
[스포티비뉴스=대구, 이성필 기자] 시민구단 대구FC가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이 붙은 선수는 많지 않다. A대표팀에 자주 불려 가는 왼쪽 측면 수비수 홍철 정도다.
물론 연령별 대표팀으로 넓히면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올해 가장 중요한 해를 보내고 있는 미드필더 고재현(24)이 그렇다. 고재현은 만능 미드필더다. 지난해 팀의 상징인 세징야가 있는 상황에서도 리그 32경기 13골 2도움을 기록했다.
물로 처음부터 좋게 출발하지는 않았다. 대구의 대륜중, 고교 출신 고재현은 2018년 대구 유니폼을 입었지만, 12경기 1도움이 전부였다. 성장을 위해 2020년 K리그2(2부리그) 서울 이랜드를 택했다.
서울E에서 경험을 쌓고 복귀한 지난해 기량이 만개하기 시작했다. 위치 선정이 탁월해 이탈리아에서 쉽게 골을 넣는 공격수로 평가받는 필리포 인자기에 비유한 '고자기'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올해는 22경기 5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대구가 세징야 중심으로 에드가, 바셀루스 등 필연적으로 브라질 출신 외국인 공격수들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공격포인트 수치다.
대구 관계자는 "고재현이 올 시즌을 앞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의 근육량을 늘렸다.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비책이었다. 힘든 시간 속에서도 잘 해내고 있지만,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16경기를 풀타임 소화한 것도 최원권 감독이 고재현의 체력과 한 방을 믿어 그렇다. 1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에도 선발로 나섰다. 0-0 무승부였지만, 풀타임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최 감독은 "고재현은 정말 중국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라며 지난 6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기 위해 24세 이하(U-24) 대표팀의 일원으로 항저우 원정 2연전을 치렀던 기억을 떠올렸다. 황선홍 감독의 요청으로 흔쾌히 보내줬지만, 팀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에드가, 세징야, 바셀루스로 인해 고재현을 미드필더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최 감독은 "성실한 선수다. 장점을 살릴 플레이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원전에서는 앞선의 에드가와 호흡해 수비를 공략했다.
경기 후 만난 고재현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선수들과 대화했다. 팀 스타일이 서로 맞물리는 느낌이 있다.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고 약간의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본다. 물론 그 운도 우리가 만들었어야 했다"라며 진한 승리욕을 드러냈다.
스스로 깨치면서 경쟁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매 경기 이겨야 하는 것이 맞다. 압박감이 있지만, 그런 것을 이겨내야 프로다. 정직하게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더 준비해야 한다"라며 최선의 결과에 집착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9월이다. 꼭 출전해 경기력을 보이고 싶다는 고재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구에서 있는 기량을 다 뽑아내야 한다. 그는 "체력적으로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휴식기에 재충전을 제대로 하고 리그 준비를 해야 한다"라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꼭 승선하고 싶다. 나라를 대표하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이겨내야 한다. 대표팀에 다녀와서 연이어 경기했고 체력 부담이 있지만, 선수라면 이겨내야 한다"라며 극복을 말했다.
아시안게임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몸을 사리다가 부상으로 이어지거나 오히려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그는 "대구에서 100% 다 쏟아서 인정받겠다. 팬들에게 제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증명받아야 한다. 운동장에서 '오늘은 관리하며 뛰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뛴 적은 한 번도 없다"라며 요령 피우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U-24 대표팀에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PSG)의 합류가 유력하다. 고재현과도 201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당시 준우승까지 만드는 동안 호흡했던 사이다. 그는 "(이강인의 PSG 이적은) 제게도 동기부여가 많이 되더라. 같이 운동장에서 많이 뛰었고 생활도 했던, 동생 같은 형이지만,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 (이)강인이가 대표팀에 온다면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빨리 '강인이 형'을 보고 싶다"라며 웃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