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伊 정상 27일 백악관 회담…中 일대일로 탈퇴 논의

伊, 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 참여…미중 갈등 격화에 탈퇴 가닥
우크라 재건 방안과 북아프리카 이주민 문제도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왼쪽)과 조르자 멜로니 총리(그 오른쪽)가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한 모습이다. 2023.7.1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오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한다. 멜로니 총리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탈퇴 여부를 바이든 대통령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에 방문한 멜로니 총리는 12일 빌뉴스에서 열린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방미 일정을 공개했다.

이탈리아 외교관들은 멜로니 총리가 중국에 일대일로 사업 탈퇴를 공식 통보하기 전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을 원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일대일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해상 교역로를 재구축하는 사업으로 현대판 실크로드라고 불린다. 공항·항만·도로·에너지 등 각종 인프라 분야에서 중국과 인접국이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2019년 3월 주세페 콘테 전 총리 시절 중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그러나 멜로니 총리는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대만과 반도체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일대일로 사업 탈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멜로니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탈리아의 평화와 자유는 물론 번영하는 대서양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내년 G7 정상회의 의장국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지원 문제도 회담 테이블에 오른다. 멜로니 총리는 "아프리카는 착취를 당한 대륙"이라면서 이주민들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는 위험한 시도를 근절하려면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국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우파 연정을 통해 집권한 멜로니 총리는 국제 구호단체의 난민선 입항을 거부하는 등 강경한 이민정책을 고수해 왔다. 지난 1월에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방문해 압둘하미드 드베이바 임시총리에게 '출항단속'을 요청하기도 했다.

백악관도 양국 정상 간 회담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7일 백악관에서 멜로니 총리를 접견한다"며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을 염두에 둔 대서양 협력을 포함한 여러 현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이탈리아의 강력한 관계를 재확인하고 북아프리카의 발전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한다고 덧붙였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