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찐부자 계좌엔 에코프로 없다…사랑 독차지한 종목은?

김효선 기자 2023. 7.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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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이상 고객, 보유주식 상위 7개가 삼성 계열사
상대적으로 자산 적은 1억 이상 고객은 에코프로 2위로 많아

자산관리의 강자, 삼성증권은 고액 자산가 고객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어떤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까.

과거라면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알려지지 않았을 삼성증권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정보가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삼성증권이 제공하는 에스 라운지가 바로 그것이다. 에스 라운지는 지난해 삼성증권이 출범한 서비스다. 1년 동안 잔고가 1억원 이상이거나 일정 수준 거래가 있는 투자자가 에스 라운지 고객으로 선정된다. 그리고 에스 라운지 가입 고객은 다른 에스 라운지 고객이 어떤 종목을 사고파는지, 보유하고 있는지 ‘참고’할 수 있다.

결과를 보면 에스 라운지 가입 조건이 되는 1억원 이상 고객층과 10억원 이상 자산가층이 확연히 엇갈렸다. 1억원 이상 에스 라운지 고객은 에코프로가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 2위였지만, 10억원 이상 자산가층은 에코프로를 상대적으로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10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대부분 삼성 계열사뿐이어서 눈길을 끈다. 자산가층이 보유하고 있는 2차전지 관련주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DI뿐이었다.

그래픽=정서희

13일 삼성증권 에스라운지 랭킹 인사이트에 따르면, 11일 기준 삼성증권 계좌를 통해 주식 10억원 이상 가지고 있는 고액 자산가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그다음으로는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로 나타났다.

이밖에 삼성생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화재, 삼성SDI 등이 10억원 이상 자산가들의 보유 종목 상위에 올랐다. 랭킹 인사이트에 집계된 보유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가 삼성 계열사였다. 삼성 계열사가 아닌 종목은 네이버와 카카오, SK하이닉스뿐이다.

자산가는 왜 유독 삼성 계열사를 사랑하는 것일까.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애초에 삼성에 충성하는 고객이 삼성증권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하나는 퇴임 임원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고액 자산가 중에는 퇴직 임원이 많아 주식을 쉽게 사고팔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1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들이 2차전지주를 아예 사지 않은 것은 아니다. 워낙 주식 보유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티가 나지 않을 뿐 상반기 주식 시장에서 뜨거운 이슈였던 2차전지주도 많이 사고팔았다. 11일 기준 매수 상위와 매도 상위에는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POSCO홀딩스가 올라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의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는 워낙 큰돈을 굴려서 안정적인 자산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서 “또한 자산이 너무 많다 보니 단기 급등 종목은 매수를 하더라도 포트폴리오에 드러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1억원에서 10억원 미만 고객층은 에코프로 보유 규모가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10일 기준 전체 에스 라운지 고객 중 10억원 미만의 자산가들의 매수 상위 종목과 보유 상위 종목에는 포스코퓨쳐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이 있었다. 1억~10억원 미만 고객의 11일 기준 보유 주식 1위는 자산가층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이지만, 2위는 에코프로, 3위는 삼성전자 우선주, 4위는 포스코홀딩스, 5위는 에코프로비엠이었다. 이후로는 삼성SDI, SK하이닉스, 현대차, 카카오, 포스코퓨처엠 순이다.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미성년자 에스 라운지 고객이다. 미성년임에도 1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대부분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일 가능성이 크다. 미성년 에스 라운지 고객의 보유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삼성전자 우선주, 한미사이언스, 카카오, 에코프로, 네이버, 크래프톤, 현대차, 포스코홀딩스, 삼성SDI였다.

랭킹 인사이트를 보면 전문직별 투자 내역도 볼 수 있다. 의료계에 종사하는 투자자들은 KODEX레버리지에 가장 많이 투자했고, 성우하이텍, 이수스페셜티케미컬, 아이쓰리시스템, S-Oil, SK바이오팜 등을 많이 매수했다. 법조계 종사자들은 포스코DX, POSCO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포스코 계열사들을 많이 사들이면서도 에코프로, 엘앤에프,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한 대형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요즘 고액 자산가들은 실적 및 성장성에 중점을 둔 투자를 주로 하고 있다”면서 “AI, 전기차, 빅테크 업종이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PB는 “고액 자산가들은 전반적으로 관망세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향후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 2차전지, AI 쪽으로 그나마 투자를 하고 있다. 연말이나 내년 초 저점이 예상되는 반도체 비중도 늘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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