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톡톡]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12일 시행… “대세 TDF, 따져보고 골라야”

허지윤 기자 2023. 7.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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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상품→실적배당형 상품 이동
은퇴 시기 맞춰 적립금 굴리는 TDF
상품마다 다른 보수·운용 전략 따져봐야
퇴직연금. /연합뉴스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12일 본격 시행됐다. 퇴직연금을 저금리 예적금 상품에 방치해뒀던 직장인 등 가입자는 개인의 투자 성향과 함께 퇴직연금 운용 전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결정해야 하는 시기다.

금융투자업계는 타깃데이트펀드(TDF)와 타깃인컴펀드(TIF) 상품을 앞세워 퇴직연금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TDF는 은퇴 예상 시점(target date)에 맞춰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 배분을 조정해 주는 상품이다. TIF는 주로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글로벌 자산에 투자해 수익 창출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김현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Gold PB부장은 “PB센터에 자산 운용을 맡기는 고소득자 등 자산가는 연금 적립기에 TDF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연금 인출기에는 TIF를 활용하는 전략을 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 퇴직연금 대세된 TDF…은퇴 예상 시점 고려해 선별

TDF는 생애 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운용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에 가장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8년 1조원대였던 국내 TDF 시장 순자산 규모는 올해 1분기 11조원을 돌파했다. 이 중 10조1000억원이 연금자산이다.

운용사들이 다양한 TDF를 만들어 내면서 시장에 185개 상품이 출시돼 있다. 각 펀드마다 투자 자산의 종류와 지역, 은퇴시점까지 분산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본인에게 맞는 TDF를 찾기 위한 선별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선, ‘빈티지’부터 따져야 한다. ‘TDF2035′, ‘TDF2040′ 등 펀드명에 적힌 숫자를 칭하는 말인데, 투자자의 예상 은퇴 시점을 의미한다. TDF2035는 2035년, TDF2040은 2040년에 은퇴 예정인 투자자를 위해 자산을 굴려주는 TDF로 보면 된다.

대체로 빈티지 숫자가 클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이 큰데,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축소 조정한다. 반드시 은퇴시점에 맞춰 고를 필요는 없다. 공격적인 투자성향이라면 빈티지 숫자가 더 높은 TDF에 투자하면 된다.

그래픽=손민균

◇ 수익률만큼 중요한 비용 비교

장기간 굴리는 퇴직연금 특성상 수익률만큼 중요한 게 매년 운용 비용으로 떼가는 보수다. 운용사마다, TDF상품마다, 같은 빈티지라도 보수가 다르기 때문에 잘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면, 은퇴 예정 시기가 2050년인 ‘ARIRANGTDF2050액티브’는 총보수는 연 0.18%를 적용한다. ‘KODEXTDF2050액티브’ 총보수는 연 0.3%, ‘히어로즈TDF2050액티브’ 총보수는 0.38% 수준이다. 은퇴 시기가 2040년인 TDF상품인 ‘미래에셋자산배분 TDF2040′의 총보수는 연 0.91%, 은퇴 시기가 2035년인 ‘신한마음편한TDF2035′의 총보수는 연 0.54%, ‘메리츠프리덤TDF2035′의 총보수는 연 0.512%, ‘삼성ETF를담은TDF2035′의 총보수는 연 0.3%다.

최근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운용사와 은행·증권사들이 연금 특화 펀드 상품의 보수를 인하하거나, 가입 시 현금을 돌려주는 캐시백 이벤트도 하고 있어 혜택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 상품 특성상 단기 수익률이 높다고 퇴직연금 수령 시점까지 운용 성과가 반드시 좋으리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상품별 현재 수익률과 주식과 채권(증권), 증권 파생 상품, 부동산 등 투자 자산 비중과 운용 전략을 비교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TDF 목표 수익률은 연 5~6% 수준이다.

그래픽=손민균

지난 11일 종가 기준 1년 수익률을 보면 신한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신한마음편한TDF2050′이 8.93%,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TDF2050액티브’가 8.43%, 우리자산운용의 ‘우리다같이TDF2050′은 7.5%,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50′은 6.49%로 집계됐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교보악사평생든든TDF2045′는 8.12%,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한국투자TDF알아서2055′는 8.38% 등이다.

현금 흐름 창출에 초점을 둔 타깃인컴펀드(TIF)도 TDF와 함께 퇴직연금의 주요 축이다. TIF는 주로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고,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인컴자산에 투자한다. 주식 배당 수익, 채권 이자 수익, 부동산 임대 수익 등을 추구하기 때문에 고정적인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퇴직연금 인출기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예로 ‘미래에셋평생소득TIF’의 경우 전체 자산군에서 해외채권(31.37%)과 국내 채권(14.31%), 부동산인프라(10.54%), 글로벌 배당주(7.36%) 등에 분산 투자하고 있는데, 2017년 3월부터 이 상품을 통해 적립금을 운용했다면 누적 수익률은 19.75%다. 최근 1년 수익률은 0.48%, 3년 수익률은 4.65%, 총보수는 연 0.74%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디폴트옵션이 시행됨에 따라 TDF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른다. 디폴트옵션 시행을 기점으로 원리금보장형상품에 쏠려있는 255조원대 적립금(작년 말 기준)이 TDF를 비롯한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옮겨갈 것이란 시각에서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근로자(고객)의 퇴직연금이 방치되지 않도록 적립금을 금융기관이 사전에 약속된 금융상품에 투자하도록 하는 제도다. DC형 가입자의 90%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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